방송통신위원회가 출범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조직 융합 문제로 삐걱거리고 있다.
방통위는 정부기관인 '정보통신부'와 민간기관인 '방송위원회'의 이질적인 조직간 '화학적' 결합을 하다보니 지난 1년 동안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1년 동안 조직의 비전과 희망을 찾지 못해 방통위를 떠난 직원들도 상당수다. 타 부처에 비해 인사적체 등 비전이 없는데다 인력 문제로 업무 부담까지 크다는 게 이유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출범 이후 조직 융합을 최대 현안으로 인식하고 효율적인 조직 융합을 위해 힘써왔다.
최 위원장은 지난달 방통위 출범 1주년을 맞아 "방송과 통신의 이질적인 조직을 융합하는데 최선을 다해 조직이 어느 정도 안정화됐다"고 평가하면서도 "앞으로도 조직 융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출범 2년차를 맞고 있는 방통위는 직원 윤리 문제와 조직 융합 문제로 또다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최근 청와대 성접대 파문으로 담당 과장이 물러났고 이에 따라 해당 케이블업체의 인수합병(M&A)도 올스톱 됐다. 또 방통위 고위공무원의 쌀 직불금 수령 문제까지 불거졌다.
여기에다 방통위의 조직개편 문제로 내부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방통위와 소속기관 직제 개정안'이 최근 국무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방통위는 지난 4일 일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유는 국정과제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고 중복업무 등을 없애며 조직을 통·폐합하기 위해서다.
이번 개편으로 방통위 정원은 그대로 유지되지만 10국 32과 3팀에 대한 조직개편과 함께 2개과 5개팀이 줄어들게 된다.
이번 개편에서 국장급 이동은 없고 과장급에 대한 인사만 이뤄졌다. 과장급 인사에서는 부이사관급 2명이 전파관리소 등 산하기관으로 발령이 났다.
이번 인사에서 눈에 띄는 것은 방송정책국 과장 4명 중 절반을 옛 정통부 출신이 차지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옛 방송위 출신들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5급 승진인사에서 방송위 출신은 대상자 42명 중 19%인 8명이 승진한 반면 방통위 출신은 127명 중 10% 수준인 13명이 승진해 정통부 출신들의 불만이 표출됐었다.
현재 방통위 직원 중 상당수가 승진하기 힘든 구조에 대한 불만과 출신별 차별 문제로 타부처로의 이동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조직개편은 내부의 갈등을 더욱 고조시키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이번 조직개편이 융합을 위한 것이기 보다는 정치적인 논리가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 위원장은 방통위의 비전과 조직 융합을 위해 최적의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방통위가 방송통신 융합시대를 이끌어 갈 정부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조직 융합이 최우선 과제다.
'방송·통신 융합'을 책임지는 조직인 만큼 직원들에게 비전 제시와 합리적인 조직개편 및 인사로 바람직한 '조직 융합'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김영민 기자 mosteven@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