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멀랠리 포드 최고경영자(CEO). |
미국 자동차 '빅3' 가운데 유일하게 구제금융 지원을 받지 않은 포드는 전날 오는 3분기에 승용차와 트럭 생산량을 전년 동기 대비 10%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는 포드가 최근 2년새 내놓은 계획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것으로 3분기 내내 공장 폐쇄에 나서야하는 GM과 크라이슬러의 처지와 상반된다.
특히 여름은 수요 부진 속에서도 그나마 자동차 판매 실적이 돋보이는 기간이라 포드의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크다. 포드 내부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이번 여름은 포드가 미국 내 경쟁업체들을 따돌릴 수 있는 일생 일대의 기회"라며 "수요자들이 원하는 자동차를 선보이면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7개월 가운데 6개월 동안 시장 점유율을 늘려온 포드는 지난달에도 점유율이 늘었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지난 4월 말 기준 포드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13%로 5월 수치는 2일 발표될 예정이다.
포드는 3분기에 승용차 15만대와 트럭 31만대 등 모두 46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승용차 18만4000대와 트럭 23만4000대를 내놨던 데 비하면 트럭 생산량이 크게 늘었다. 수익성이 좋은 F150 픽업트럭에 걸고 있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시장조사기관 IHS글로벌인사이트는 올해 포드의 자동차 생산량이 북미 지역에서 수십년만에 처음으로 GM을 앞설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치솟는 가솔린 가격 탓에 포드의 계획을 도박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가솔린 가격이 갤런당 3 달러에 달하고 있는데 가솔린 가격의 상승세가 지속되면 F150의 선전을 기대하는 것이 무리라는 지적이다. 가솔린 가격 상승은 경제 악화로 이어져 트럭은 물론 승용차의 판매도 장담할 수 없다. 이럴 경우 포드는 재고 부담만 떠안게 된다.
반면 다른 이들은 포드의 생산량 확대 계획을 포드가 미국 자동차시장의 회복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하기도 한다. 마크 필즈 포드 북미 사장은 "우리는 터널의 끝에 있는 불빛을 감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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