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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의사결정…'속도를 늦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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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6-23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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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즈니스위크, "관찰-해석-개입 단계 거쳐 속도 늦춰야"

기업은 임직원들에게 일사불란한 움직임을 요구한다. 이익 창출이라는 목표가 뚜렷한 만큼 망설일 필요가 없다. 위기 상황에서는 요구 수위가 더 높아진다. 누구든지 뭐라도 해야 하고, 어느 때보다 재빨리 반응해야 한다. 불안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업 입장에서는 매순간 순간이 위기의 연속이다. 즉각적인 반응과 움직임이 일상화될 수밖에 없다. 세계 금융계를 주름잡던 월가가 대표적이다. 눈 깜짝할 사이 천문학적인 돈이 오가는 월가에서 속도는 최고선이었다. 하지만 순간적인 판단에 기대 단기 수익 챙기기에 바빴던 월가는 자신은 물론 전 세계 경제를 수렁으로 몰아넣었다. 속도에 지나치게 집착한 결과다.

미국 경제 전문지 비즈니스위크는 최근 기업들이 지금 마주하고 있는 위기는 전혀 새로운 도전이라며 문제가 주어지면 곧바로 반응하던 과거의 레퍼토리를 뜯어고치라고 지적했다. 기업이 가치를 둬야 할 것은 이제 속도가 아니라 현명한 의사결정 능력이라는 설명이다.

의사결정 능력을 강화하려면 먼저 행동 본능을 억눌러야 한다. 물론 본능을 억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비즈니스위크는 '관찰' '해석' '개입'의 3단계를 따르며 속도를 늦추라고 조언한다.

우선 '관찰'은 맞딱뜨린 과제와 연관된 자료를 모으고 주변 정황을 탐문하는 단계다. 고객이나 납품업체, 경쟁사의 상황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양과 질 면에서 과거보다 더 나은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 자료가 많고 다양할 수록 보다 가치 있는 '해석'이 가능하다.

관찰은 고도로 주관적인 활동이지만 관찰의 목적은 대상을 객관화하는 데 있다. 비즈니스위크는 무도회장에서 벗어나 발코니로 자리를 옮기라고 강조한다. 대상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라는 얘기다. 숲에서는 나무를 보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 과정에서는 여전히 속도에 집착하는 경쟁사들의 실수도 목격할 수 있다. 속도를 너무 늦추면 일생일대의 기회를 놓칠 수도 있지만 빅딜을 앞두고 있다면 시간을 두고 상대편의 실수를 되짚어 보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다음은 '해석' 단계다. 이 과정에서는 관찰을 통해 보고 들은 것들을 세밀히 분석하고 실제 상황을 고려해 다양한 가설을 세우게 된다. 물론 해석은 관찰보다 더 어렵다. 같은 자료를 두고도 저마다 해석은 다르게 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해석 사이에서 저항에 부딪힐 수도 있지만 횡재를 낚을 수도 있다.

일례로 최근 위기를 맞은 미국 자동차업계의 문제는 경제 디자인 환경 세계화 등 다양한 이슈를 동원해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해석을 하는 데도 관찰할 때만큼이나 다양한 시각을 동원해야 한다. 특히 자료 해석을 통해 나온 가설은 실제 행동의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너무 성급한 해석은 행동을 제약할 수 있다.

마지막 단계는 '개입'. 앞에서 성급한 해석을 경계했지만 대부분의 해석은 무의식적으로 순식간에 진행돼 행동을 재촉한다. 첫 인상을 보고 그 사람의 성향을 넘겨 짚는 것과 마찬가지다. 해석한 게 맞는지, 더 나은 가설은 없는지 생각할 틈도 없다.

따라서 개입 단계에서는 스스로는 물론 같은 과제나 목표를 공유하고 있는 이들에게 가설의 유효성을 되물을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가설이 설득력을 얻으면 최종 행동의 근거가 되고 그렇지 못하면 고려 대상에서 제외된다.

비즈니스위크는 관찰과 해석을 통해 가치 있는 결과물을 얻었는지 끊임없이 자문하지 않으면 가설의 설득력이 약해지고 당사자는 자포자기 상태에서 어려운 과제를 무의식적으로 피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런 의미에서 개입 능력은 효과적인 리더십의 중요한 구성요소가 될 수 있다고 비즈니스위크는 강조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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