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가 시가총액 5조원대로 추산되는 대한생명 기업공개(IPO) 시기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대한생명 대주주인 한화는 구체적인 기업공개 일정을 밝히지 않았으나 증권가에선 내년 상반기 상장설이 유력하다.
근거는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뒤 연일 급등하고 있는 증시에서 찾을 수 있다. 지수 급락에 따른 상장차익 감소로 보류했던 기업공개를 더 미룰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대한생명 상장이 가시화되면서 주간사를 맡기 위한 증권사간 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동양생명 상장에 무려 6개사가 주간사로 참여한 것을 감안하면 적잖은 증권사가 눈독을 들일 것이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한생명은 현재 장기저축성 보험료로 33조원을 적립해 먼저 상장한 삼성화재보다 3배나 앞선다. 순자산 규모는 3조6000억원. 여기에 보유계약을 합친 회사 가치는 5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증권가는 작년 삼성카드 상장 이후 이렇다 할 대어를 유치하지 못 했던 주식시장이 대한생명 상장으로 새 활력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가 아직 상장 주간사 입찰제안요청서(REP)를 돌리진 않았지만 기업공개는 시간 문제란 이야기다.
한화 관계자는 "대한생명 지분 67%를 보유하고 있지만 33%를 가진 예금보험공사 의견도 중요하다"며 "시장이 좋아진 만큼 적절한 시기에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금리도 대한생명 상장을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리 등락이 생보사 가치에서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하반기 금리 오름세는 대한생명으로선 호재"라며 "다만 생명보험 업황이 손해보험보다 상대적으로 어려운 점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주간사 참여전은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화가 내년 상반기에 대한생명을 상장하려면 이르면 내달부터 주간사 선정에 들어가야 할 것"이라며 "동양생명 상장에 6개 증권사가 주간사로 참여한 것을 감안하면 대한생명에도 다수 증권사가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실적이 있는 대형사를 중심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주요 증권사간 맞교환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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