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부동산시장에 오랜만의 훈풍이 불고 있다. 특히 지방 부동산 경기불황 여파를 혹독하게 겪은 대구, 광주 일대는 최근 수요층이 늘면서 적체됐던 미분양이 조금씩 해소되기 시작하고 있다.
이는 장기간 부동산 경기 침체로 공급이 줄면서 새 아파트의 가치가 높아졌고 양도소득세가 한시 감면되는 등 규제완화 정책이 시장에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다. 파격적인 계약 혜택을 내걸며 수요자를 끌어 모으고 있는 건설사의 노력도 미분양 소진에 큰 몫을 하고 있다.
광주 수성구 일대 동일하이빌레이크시티의 경우 9월에만 100여가구가 팔려나가 현재 분양률이 67%선, 잔여가구는 전체 1411가구 중 465가구가 남아있다.
잔여물량 해소를 위한 계약조건을 대폭 완화한 측면도 있지만 2006년 이후 대단지의 공급이 아주 적고 최근에는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퍼지면서 미분양 소진률이 빨라지고 있다.
이 아파트는 완화된 계약조건으로 계약금 20%만 내면 입주가 가능하고 중도금 60%는 은행의 담보대출로 알선해준다. 이자는 계약자가 내지않고 회사측에서 최대 2년간 대납한다.
부산 기장군 정관면에 분양한 한진해모로는 계약률이 지난 달 60% 수준에 머물렀으나 한 달 사이에 5%나 증가했다. 부산의 경우 '부산의 강남'이라 일컬어지는 해운대구와 인접한 지역 단지들의 미분양 감소가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경남 마산에서는 양덕동 옛 한일합섬 터에 건립된 메트로시티의 미분양 물량이 크게 감소하는 추세다. 중형은 모두 계약이 완료된 가운데 중대형만 남아있다. 특히 지난 한달 동안 물량이 무려 107가구 감소하며 일반분양 총 2127가구 중 현재 425가구만 미분양 물량으로 남아 있는 등 분양에 선전하고 있다.
실제로 7월 미분양아파트는 전국 14만186가구로 전달 14만5585가구에 비해 5399가구 줄어든 가운데 지방에서도 미분양아파트가 전달(11만9961)에 비해 3785가구나 감소했다. 현재 지방 미분양아파트는 11만6176가구다.
지방 미분양 감소세가 가장 두드러지는 지역은 전년 말 대비 5677가구가 줄어든 경남이다. 경남을 비롯한 지방 일대가 최근 수년간 미분양 물량이 대체로 증가추세를 나타냈던 점으로 미뤄 볼 때 시장 분위기는 최근 들어 크게 반전된 셈이다. 이어 광주가 무려 5120가구 줄어들었고, 대구는 2906가구 감소하며 3위를 나타냈다.
김충범 스피드뱅크 분양센터 연구원은 "지방은 최근에 공급한 신규아파트 물량이 매우 적고 최근에는 부동산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어 당분간 지방분양시장에도 훈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js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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