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에도 국내 주요 은행들의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영업실적)'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8개 은행(또는 은행지주회사)의 3분기 순이익은 1조8000억~1조9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20%가량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해당은행은 KB금융지주[105560]와 신한금융지주[055550], 우리금융지주[053000], 하나금융지주[086790], 외환은행[004940], 기업은행[024110], 부산은행[005280], 대구은행[005270]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대손충당금 환입 등 영업외 요인을 제외하면 은행들의 이익 개선 폭은 미미하다며 실질적인 실적 개선은 내년에나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이들 8개 은행의 3분기 순이익이 1조8000억원대로 전 분기보다 19.5% 정도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순이자마진(NIM) 증가에 힘입어 이들 은행이 3분기에 벌어들인 이자이익이 6조9000억원대로 전 분기보다 7%가량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NH투자증권은 8개 은행의 3분기 순이익을 1조9천억원으로 전망하고 은행업 평균 순이자마진은 2.03%로 전 분기(1.92%)보다 0.11%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추산했다.
회사별로는 신한지주의 순이익이 3600억~3900억원으로 가장 많고 외환은행과 우리금융은 각각 3400억~3600억원, 3300억~3400억원으로 추정됐다.
KB금융지주는 1500억~2200억원 정도의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KB금융은 대손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적립하는 데다 시중금리가 대출금리에 반영되는 속도가 다른 은행들에 비해 느려 마진 개선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은행의 순이익은 2000억~2200억원 수준으로 전 분기와 비슷한 것으로 추정됐다. 하나금융지주의 순이익은 1900억~2400억원으로 예측된다. 하나금융의 이익은 태산LCD의 부실에 대비해 쌓은 충당금의 환입액 규모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지방은행인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의 순이익은 각각 800억원대, 600억원대로 추정됐다. 순이자마진이 크게 개선돼 이들 은행의 이익 수준은 국제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거의 회복됐다는 평가다.
손준범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은행들의 3분기 이익이 전 분기보다 개선된 것은 신규 예대금리차 확대 등으로 순이자마진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일부 은행의 3분기 성적은 영업 이외의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2분기와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하나금융의 이익 개선은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대손충당금 환입액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외환은행은 2006년에 납부했던 법인세 2000억원가량이 환입됐다. 우리금융은 1400억원(세전) 규모의 전산센터 매각이익이 반영됐다.
김은갑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8개 은행의 순이익 전망치를 13.7% 정도 높였으나 일부 은행의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실적 개선 폭은 크지 않다"며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8개 은행의 순이익은 전 분기 대비 3% 정도 증가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양도성 예금증서(CD) 금리 상승 등으로 대출금리가 지속적으로 높아짐에 따라 은행들이 4분기에도 이자이익은 더 많이 올릴 수 있겠지만 연말 부실채권비율 축소 등으로 인해 좋은 실적을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손 애널리스트는 "4분기에도 이자이익은 꾸준히 개선되겠지만 신규 대출은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은행들이 올해 4분기에는 결산을 위해 대손충당금도 많이 쌓아야 하는 데다, 부실채권도 정리해야 하기 때문에 이익을 많이 내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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