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는 '훈풍'…일자리는 '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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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0-21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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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영업자만 32만4000명 줄어…서비스·민간부문 역할 키워야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전년동기대비 경제성장률이 큰 폭으로 개선되고 있음에도 이에 수반되는 일자리창출 효과는 턱없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은행과 통계청 등 관계기관에 따르면 3분기 전년동기대비 경제성장률이 최소 2분기의 -2.2%를 뛰어넘어 최대 0% 수준에 근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전년동기대비 취업자증감률은 제자리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작년 2.2%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이후 올해들어 1분기 -4.2%로 급전직하 했지만 2분기에 -2.2%로 낙폭을 크게 줄인데 이어 3분기에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성장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분기별 취업자 증감률은 지난해 0.6%, 올해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0.6%를 기록한 이후 3분기 0%로 턱걸이했다.

최경수 KDI 선임연구위원은 "대략 성장률이 2% 되면 일자리 창출 성장률이 '제로'가 된다"며 "올해 성장률이 0% 달성이 가능하다고 볼때 일자리창출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성장률이 1% 오를 경우 고용률이 대략 0.3% 늘어난다고 보고 있다.

이를 토대로 4분기 취업자 증감률(성장예측치 6%*0.3)을 추론할 경우 전년동기대비 1.8%에 달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불어닥친 경제침체가 점차 회복되고 있지만 전년동기대비 취업자 증가폭이 플러스로 전환되기 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경제회복세와 고용환경 개선은 미스매치 =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0.7%로 예상했지만, 이를 -0.5% 안팎으로 상향 조정할 계획"이라며 "3분기의 전기대비 성장률이 2%를 넘을 것이라는 예측에 매우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성태 한은 총재도 최근 국정감사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은 -1~0%일 것"이라며 "4분기에는 전년동기대비 6% 가까운 성장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산업구조가 노동집약적인 형태로 급속하게 변모하고 있어 경기변동과 고용유발 효과와의 연관성이 떨어져 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또 고용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자영업자의 몰락은 주목할 만 하다. 민간 투자가 살아나지 않아 지난달 제조업·건설업 종사자가 각각 11만8000명과 7만5000명 줄어들었다. 음식·숙박업(-13만8000명) 등 자영업자도 무려 전년동월대비 32만4000명이나 줄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5일 주재한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경기회복세에 따라 고용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는 '정치구호'라고 못박은 이유다. 이에따라 정부는 올해 말 종료 예정이던 희망근로·청년 인턴 등 취약계층 일자리 사업을 연장해 3조5000억원의 예산을 내년 상반기에 조기 집중시키기로 했다.

이와 관련,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재정투입을 통한 일자리창출이 되다 보니 고임금이나 노동안전성에서 좋은 일자리가 아니라는 고용의 질 논란이 식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서비스·민간 부분 역할 강화가 열쇠 = 전문가들은 결국 노동시장이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서비스시장에서의 고용창출과 함께 민간의 역할이 무엇바도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정인숙 통계청 고용통계팀장은 "기업이나 민간이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 공공부문에서 사회적 일자리가 없어지면, 많은 서비스공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손 연구원은 "정부가 재정투입으로 창출하는 일자리는 결국 어느 시점에서는 거둬들일 수 밖에 없다"며 "민간의 투자가 잘돼야 양질의 일자리가 나오게 된다"고 언급했다.

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s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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