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전년동기대비 경제성장률이 큰 폭으로 개선되고 있음에도 이에 수반되는 일자리창출 효과는 턱없이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은행과 통계청 등 관계기관에 따르면 3분기 전년동기대비 경제성장률이 최소 2분기의 -2.2%를 뛰어넘어 최대 0% 수준에 근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전년동기대비 취업자증감률은 제자리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작년 2.2%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이후 올해들어 1분기 -4.2%로 급전직하 했지만 2분기에 -2.2%로 낙폭을 크게 줄인데 이어 3분기에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성장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분기별 취업자 증감률은 지난해 0.6%, 올해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0.6%를 기록한 이후 3분기 0%로 턱걸이했다.
최경수 KDI 선임연구위원은 "대략 성장률이 2% 되면 일자리 창출 성장률이 '제로'가 된다"며 "올해 성장률이 0% 달성이 가능하다고 볼때 일자리창출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성장률이 1% 오를 경우 고용률이 대략 0.3% 늘어난다고 보고 있다.
이를 토대로 4분기 취업자 증감률(성장예측치 6%*0.3)을 추론할 경우 전년동기대비 1.8%에 달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불어닥친 경제침체가 점차 회복되고 있지만 전년동기대비 취업자 증가폭이 플러스로 전환되기 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성태 한은 총재도 최근 국정감사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은 -1~0%일 것"이라며 "4분기에는 전년동기대비 6% 가까운 성장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산업구조가 노동집약적인 형태로 급속하게 변모하고 있어 경기변동과 고용유발 효과와의 연관성이 떨어져 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또 고용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자영업자의 몰락은 주목할 만 하다. 민간 투자가 살아나지 않아 지난달 제조업·건설업 종사자가 각각 11만8000명과 7만5000명 줄어들었다. 음식·숙박업(-13만8000명) 등 자영업자도 무려 전년동월대비 32만4000명이나 줄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5일 주재한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경기회복세에 따라 고용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는 '정치구호'라고 못박은 이유다. 이에따라 정부는 올해 말 종료 예정이던 희망근로·청년 인턴 등 취약계층 일자리 사업을 연장해 3조5000억원의 예산을 내년 상반기에 조기 집중시키기로 했다.
이와 관련,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재정투입을 통한 일자리창출이 되다 보니 고임금이나 노동안전성에서 좋은 일자리가 아니라는 고용의 질 논란이 식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서비스·민간 부분 역할 강화가 열쇠 = 전문가들은 결국 노동시장이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서비스시장에서의 고용창출과 함께 민간의 역할이 무엇바도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정인숙 통계청 고용통계팀장은 "기업이나 민간이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 공공부문에서 사회적 일자리가 없어지면, 많은 서비스공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손 연구원은 "정부가 재정투입으로 창출하는 일자리는 결국 어느 시점에서는 거둬들일 수 밖에 없다"며 "민간의 투자가 잘돼야 양질의 일자리가 나오게 된다"고 언급했다.
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s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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