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건설사업자가 대규모 재개발을 위해 강제로 주택을 사들일 수 있게 한 주택법 조항이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주택법 18조 2항은 개발 예정지의 80% 이상 권한을 취득해 지구단위계획의 승인을 받은 기업 등은 땅을 넘기지 않으려는 사람과 3개월간의 협의를 거쳐 무조건 시가에 넘기도록 법원에 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1일 재개발을 추진하는 건설회사에 강제로 집을 팔게 된 손모씨 등 2명이 민간기업에 매도청구권을 부여한 주택법 조항이 재산권을 침해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8(합헌) 대 1(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국가는 적극적으로 주택을 국민에게 공급할 의무가 있으며 사경제 주체인 민간기업이 대단위 택지를 개발해 주택을 공급할 수 있게 지원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또 "주택법이 민간 사업자에게 필요한 땅을 살 수 있게 한 것은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승인받은 주택건설 사업을 가능하게 하는 공공복리를 달성하기 위한 것으로서 입법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므로 시가로 매도청구할 권리를 준 것은 적절한 수단"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종대 재판관은 "헌법은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 수용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번 주택법 조항은 민간 기업의 이윤추구를 우선 보장하고 있어 헌법에 위반될 소지가 크다"며 위헌 의견을 냈다.
손씨 등은 2008년 10월 개발 예정지 지분 80% 이상을 획득한 건설회사가 자기 집에 대한 매도청구권을 행사하자 헌법소원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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