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강행 속 한나라당 내분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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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12-01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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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의 대화' 이후 정부가 세종시 수정론을 강행하면서 여권 내부 분열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 소속 이원구 충남지사가 1일 세종시 수정에 반대하며 '지사 사퇴'를 선언함에 따라 당내 수정 반대론은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세종시 수정에 강한 반대를 표명한 이완구 충남지사와 당 세종시 특위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거침없는 설전을 벌였다.

백성운 의원은 "행정부처가 와야 한다는 원안만 주장하기보다는 도지사로서 중앙정부의 시각에서 균형된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이 지사를 힐난했다.

이에 이 지사는 "정부가 충청도민을 위한다고 하고, 충청사람에게 섭섭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충청에서는 행정중심복합도시(행복도시)를 해달라고 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충청도민의 이기심으로 (세종시가) 가는 것처럼 말하는데 곤혹스럽다"고 반박했다.

그는 "행정의 효율성이라는 게 다 일리가 있는 말이지만 해보지도 않고 어떻게 아느냐"며 "법치와 신뢰라고 하는 무형의 가치가 이를 넘고도 남을만한 가치가 있다"고 역설했다.

이사철 의원은 "비효율 문제는 '한 번 해보자'라고 테스트하기에는 너무나 큰 문제"라며 "총리실과 경제부처를 포함한 9부2처2청이 다 움직이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수도분할이라는 말은 청와대나 대법원, 국회가 이전될 때 할 수 있는 말이지만 행정부처가 가는 것을 두고 말하는 것은 확대 해석"이라며 "장관은 어떨지 모르겠으나 경제관료들이 근무하는 데는 어디가 됐든 문제가 안된다"고 정면 대응했다.

박근혜 전 대표측도 '원안 플러스 알파' 입장에는 변함이 없음을 재차 확인하고 있어 당 내분 사태는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반면 정부는 세종시 수정의 진정성을 강조하며 본격적인 '설득작업'에 나섰다.

정운찬 국무총리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공직자가 국익이라는 잣대와 진정성을 갖고 국민을 설득하면서 정책을 결정해 나간다면 국민도 이해하고 힘이 돼 줄 것"이라며 "여론조사에서도 대통령의 진정성이나 세종시 수정론에 대한 이해와 지지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각 부처는 이번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을 잘 정리해 국익에 도움이 되는 후속 대책을 마련해 달라"며 "특히 진정성을 갖고 각계각층의 여론을 수렴하는 데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어 국민원로회의 정치·사회통합분야 위원들을 만나 세종시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현승종·김남조 공동의장 등 17명의 위원들은 "세종시는 첫 단추가 잘못 꿰어진 것"이라며 "잘못된 부분은 고치는 것이 당연하지만, 정부도 추진과정에 있어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참석자들은 대통령의 진정성있는 대화로 여론이 돌아서고 있다고 평가했지만, 국민을 설득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한 참석자는 "한 번의 사과로 사태가 나아진다고 생각하지 말고 3~4번 사과하는 등의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며 "하루 빨리 대안을 내놓아 충청인과 국민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했다.

다른 참석자도 "야당은 물론, 여당 내부도 설득해 힘을 합치도록 해야 한다"며 "이번 사태를 해결하지 못하면 '식물정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정 총리는 "빨리 좋은 그림을 그려서 국민에 제시할 것"이라며 "빠르면 이달중순까지 대안을 만들어서 국민들을 설득하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고 김왕기 공보실장은 전했다.

아주경제= 이나연·팽재용 기자 n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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