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한국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자동차·LCD·TV·휴대폰·조선 분야에서 우리 기업들은 도리깨질보다도 혹독했던 글로벌 금융위기의 시험 속에서 기대를 뛰어넘는 최고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 D램 반도체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은 5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에만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며 하이닉스도 지난해 3분기에 흑자를 기록한 후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자동차 산업 역시 빠른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지난해 국내외에서 약 465만대(현대차 305만대, 기아차 160만대)를 판매해 2008년 보다 10%나 판매가 증가했다. 주요 경쟁사들이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하는 동안 ‘나홀로 성장’에 나선 것이다.
아울러 한국 TV산업은 ‘LED TV' 열풍을 주도하며 2분기에 세계 시장 점유율 36.8%를 기록했다. 휴대폰 역시 점유율 30% 선을 돌파했다.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 한국 산업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국 산업은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고 지적한다.
그동안 한국기업들은 선도 기업이 도입하는 신제품이나 새 서비스에 민첩하게 대응해 수요가 많아지기 시작하면 해당시장에 바로 진입해 성공을 거두는 이른바 ‘재빠른 추격자(fast follower)’전략을 써왔기 때문에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하지만 ‘재빠른 추격자’는 따라갈 선도자가 없으면 벽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한국기업들이 기존 제품과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우위를 확보한 현재 더 이상 ‘재빠른 추격자’ 전략은 통하지 않는다. 한국 기업 스스로 시장을 창출하는 ‘시장개척자(first mover)’로 거듭나야 한다.
이에 대해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는 자신의 책《국가의 경쟁우위》에서 “한국 산업계가 직면한 도전은 그동안의 투자주도단계(investment driven stage)에서 벗어나 혁신 주도(innovation driven) 단계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재빠른 추격자(fast follower)’에서 ‘시장개척자(first mover)’로 변신하는 것은 물론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이 같은 변신 노력없이 한국경제가 새로운 도약을 이루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금이 리스트럭처링과 혁신에 나설 적기”
이에 대해 장석인 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실장은 “글로벌 위기 이후 우리산업에 유리하게 전개될 여건 변화에 부응해 신속한 리스트럭처링((restructring) 진행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이번 위기 극복과정에서 우리 주력산업이 보여준 성과와 세계시장 주도력을 상실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금이 주력산업 구조조정에 나설 적기”라는 것이 장 실장의 지적이다.
장 실장이 말하는 구조조정이란 과거 인력감축이나 사업장 폐쇄같은 다운사이징(downsizing)이 아닌 말 그대로 리스트럭처링((restructring)과 이노베이션(Innovation)을 의미한다.자동차, 조선, 철강, 석유화학, 디스플레이, 휴대폰 등과 같이 한국의 수출추력품목에서 리스트럭처링이 필요하다는 것이 장 실장의 지적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일본에서 구조전환 사업포트폴리오 재구성 등을 담은 산업재생법이 도입된 것과 같이 국내서도 기존의 구조조정촉진법, 산업발전법에 이은 산업전반의 구조조정을 지원 촉진하는 법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주력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재편성과 투자를 촉진할 법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first mover’ 전략으로 글로벌 1위 우뚝
한국 산업이 리스트럭처링과 혁신을 통해 시장개척자로 변신에 성공한다면 한국 경제가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것은 시간문제이며 개별기업들이 누릴 과실도 상상을 초월한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TV부문에서 다른 기업들에 한 발 앞서 LED TV를 출시하는 모험을 단행했다. 그 결과 지난해 삼성전자는 LED TV만 260만대를 판매해 신 시장창출에 성공했다.
또 반도체 부문에서도 삼성전자는 경쟁업체에 한 발 앞서 40나노 DDR2 메모리 등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시장개척자(first mover)’ 로 나섰다.
이 같은 ‘시장개척자(first mover)’ 전략을 통해 삼성전자는 국내 기업 중 최초로 매출 100조-영업이익 10조원을 돌파한 기업이 됐고 글로벌 전자업계 1위 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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