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들이 인도식 혁신에 주목하고 있다.
제한적 자원을 가지고 최적의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주가드(Juggad)'식 혁신을 통해 인도는 전세계를 휩쓴 경제위기에도 6.5%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뛰어난 고급인력과 풍부한 자원이 갖춰진 환경이 아니라 부족한 자원으로 인해 새로운 기술이 절실하다는 필요성이 혁신을 불러 일으킨다고 평가한다.
부족한 재원을 적절히 활용하는 신흥국의 혁신모델을 통해 풍부한 자원을 자랑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틈새시장에 대한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20일(현지시간) 고비용으로 고부가가치를 추구하는 의료업체들이 주어진 자원으로 최소한의 비용을 내면서 가치를 창출하는 혁신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신흥시장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혁신에 성공한 기업들의 사례를 소개했다.
제너럴일렉트릭(GE)은 신흥시장의 비즈니스모델 혁신에 주목한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이다. 제프리 이멜트 GE 최고경영자(CEO)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 10월호에 기고한 칼럼에서 "최첨단 제품을 개발해 전세계 시장으로 수출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새로운 개념의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선진국의 소비시장이 주춤하는 사이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이 급부상하면서 신흥국의 소비자들을 위한 비즈니스모델이 절실하게 된 것이다.
이에 GE는 이러한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하면서도 이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주는 제품개발에 나서고 있다.
일례로 GE는 최근 중국 농촌지역의 병원에 휴대용 초음파기기를 판매해 상당한 매출을 올렸다.
일반적으로 GE가 생산하는 최첨단 초음파기기와 달리 기본적인 수준의 진단과 휴대가 가능하며 단순기능만 장착해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가격도 1만5000 달러로 GE의 고기능 초음파기기의 15%도 되지 않는다.
이러한 제품개발 과정에서 GE는 역혁신(reverse innovation)이라는 트렌드를 새로운 비즈니스모델로 삼고 있다고 비즈니스위크는 전했다.
기업들이 먼저 신흥개발국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혁신한 후 선진국 시장으로 이러한 혁신모델을 옮기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혁신의 발생 및 적용 방향이 신흥개발국에서 선진국으로 거슬로 올라가 거꾸로 뒤집히는 셈이다.
실제 GE가 개발한 휴대용초음파기기는 선진국의 사고현장이나 응급실 같은 곳에서 사용이 급증하면서 공전의 히트를 쳤다.
금융위기 직전까지 전세계 휴대용 초음파기기 시장규모는 2억7800만 달러로 연간 50~60% 성장률을 보였다.
전세계 각국에 흩어져 살고 있는 소비자들의 각기 다른 환경에 맞춘 제품을 개발하는 혁신 역시 중용하다.
영국의 소비전자제품 제조업체인 프리에너지는 최근 전기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시골지역을 겨냥해 휴대용 태아심장측정기를 개발했다.
이 기기는 태아의 심장박동 여부를 측정하는 필수적인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자가발전 기능을 갖추고 있다.
손잡이를 1도 돌리면 모니터를 10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분량의 전기가 생산돼 남아공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렇게 최첨단은 아니지만 꼭 필요한 기능만 갖춘 저렴한 제품들은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값비싼 제품 개발에만 몰두하는 글로벌 의료업체들이 간과하고 있는 틈새시장을 파고 들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다고 비즈니스위크는 설명했다.
또 고가의 최첨단 의료제품들이 반드시 높은 수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140만 달러에 달하는 다빈치로봇을 이용한 수술처럼 고가장비를 이용한 의료혜택을 받을 만큼 여유있는 소비자들은 극히 소수이며 수백만 달러를 투자한 고가의 의료장비들이 그만큼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비즈니스위크는 꼬집었다.
프리미엄을 지향하면서 각 서비스에 대한 구체적인 비용이 명시되지 않는 의료서비스 역시 혁신의 대상이다.
미 포틀랜드주 소재의 의료서비스 소개업체인 줌케어닷컴은 투명성을 강조하며 불필요한 비용를 줄여 보험이 없는 환자들도 필수적인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줌케어닷컴의 온라인사이트를 통해 예약은 물론 대기시간도 확인할 수 있으며 개인병력기록도 살펴볼 수 있다.
줌케어닷컴이 소개하는 병원의 독감주사와 인두염 검사는 평균적으로 각각 28 달러와 10 달러로 비교적 저렴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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