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기업 압박, 은행권에도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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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8-02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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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유경 손고운 고득관 기자) 정부의 압박에 못 이긴 대기업들이 대규모 일자리 창출에 나서기로 한 가운데 은행권도 하반기 채용계획에 대한 재검토에 착수했다.

자칫 불똥이 금융기관으로 옮겨 붙을까 우려해서다.

그러나 하반기 경영 여건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인력을 확대할 경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속내가 편치 못하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올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당초 지난해보다 150명 많은 1800명 정도를 선발할 방침이었으나, 정부가 대기업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자 은행권도 덩달아 채용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하반기 채용 규모를 아직 확정하지 못했지만 당초 계획보다 늘리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은 올 하반기 각각 300명, 200명 가량의 신입사원을 선발할 예정이었으나, 현재는 상황에 따라 더 뽑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은행권이 채용 확대를 검토 중인 까닭은 최근 정부가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하게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ㆍLGㆍGSㆍ현대-기아차ㆍSKㆍ포스코 등 대기업들은 하반기 중 적게는 100명에서 많게는 500명까지 신입 사원을 추가로 뽑기로 결정했다.

채용 확대를 고려하면서도 은행권의 마음이 편치는 않다. '괘씸죄'를 우려해 정부에 보조를 맞추기로 했지만 하반기 경영 전망이 어두워 자칫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은행권은 기업 구조조정과 부동산시장 침체에 따른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부실 등으로 2분기에만 3조~4조원 가량의 대손충당금을 쌓았다.

금융시장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이날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2분기에 1조4800억원에 이르는 대손충당금을 쌓았지만 아직도 충분하지 않다"며 "3분기나 4분기에도 추가로 충당금을 적립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현재는 구조조정 등 경영 합리화를 위해 노력할 시점"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까지 은행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지만 정부의 압박에 대기업이 채용을 늘리는 것을 보면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보험ㆍ카드 등 비은행 금융회사의 부담은 상대적으로 덜하다. 정부의 간섭이 적어 무리한 채용 확대에 나설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지난해 하반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신입사원을 채용할 계획이며, 동부화재와 롯데손보도 기존 방침대로 필요 인원만큼 채용키로 했다. 

신한ㆍ삼성ㆍ현대ㆍ롯데 등 4대 전업계 카드사들도 올 하반기 공채 규모를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정할 예정이다.

한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금융산업은 제조업처럼 생산라인이 늘어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인력을 추가로 채용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시장 축소가 예상돼 채용을 늘리기가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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