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화 기자. |
최근 사측의 정리해고 절차 진행과 노조의 총파업으로 '진퇴양난'에 빠진 한진중공업 조합원들의 대화다.
한창 일을 해야 할 시간이었지만 파업에 동참하고 있는 노조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회사 안을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몇몇 조합원들은 근처 국밥집에서 술잔을 기울이기도 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답답함때문이다.
이들에게 지금 필요한 건 '대화'다. 하지만 노조측도 회사도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낼 수 없다.
제3자들이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더 큰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지난 6일 한진중공업내 크레인으로 올라가 농성을 벌이고 있다.
법원에서 '퇴거'명령을 내렸지만 요지부동이다. 뛰어내릴까 경찰이 쉽게 집행할 수도 없다. 그 주변은 민주노총 산하 조합원들이 지키고 있어 조합원을 제외한 다른 이들을 접근조차 할 수 없다.
뒤이어 이정희, 손학규 등 야당 의원들이 줄줄이 한진중공업을 찾고 있다. 노사의 갈등을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그저 노조 측과 사측을 따로 만나 각자의 얘기를 듣는 것에 그칠 뿐 별다른 방법을 제시하지 못 하고 있다.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의 사태를 가장 잘 이해하고 대화로 풀어나갈 수 있는 이들은 누굴까. 바로 노조와 사측, 당사자들이다.
노조는 사측이 '정리해고'방안을 철회하기만 한다면 아픔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리해고'방안을 철회하면 어떻게 아픔을 함께 나눌 지도 사측과 머리를 맞대어야 나올 수 있는 방안이지 않을까.
이같은 한진중공업 사태를 바라보며 2년전에 있었던 '쌍용사태'가 문득 떠오른다. 당시에도 파업 사태는 쌍용차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경제와 직결되는 것이라며 각 당의 국회의원들이 나섰다. 하지만 결국 매듭을 지었던 건 노사 양측이었다.
그나마 다행인건 한진중공업 사태는 아직까지 '극한'으로 치닫지는 않았다는 거다. 더 이상 대화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기 전에 진심을 담은 대화로 사태를 매듭지어야 할 것이다.
(아주경제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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