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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를 극복했다지만 유럽발 재정위기 가능성이 치유되지 않고 있고 중국발 인플레이션 우려, 세계적 이상한파에 따른 국제 곡물수급불안이 또다시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억울함을 넘어 분노가 치밀기조차 한다. 분명한 것은 이 같은 상황이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해답은 나와 있다. 외부로부터의 위기가 불거지기 전에 우리 내부에 곪아 있는 상처를 수술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치유는 하되 반드시 나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전제돼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항상 남탓으로 떠넘기기 일쑤다. 제(諸) 경제주체들이 자신이 해야 할 바를 넘어 타인에게서 처방을 찾으려 해서는 곤란하다.
과소비는 없는지, 무리하게 집을 사려다 감당하기 어려운 부채를 껴안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일이다. 소비가 미덕인 시대에서 왠 딴소리냐고 할지 모르겠으나 가계부채는 이미 우리 경제의 뇌관이 된 지 오래다. 너도 나도 빚내서 집 사고, 차 사고 했지만 공짜 점심은 있을 수 없다.
기업들은 환율불안, 원자재가 급등으로 아우성이다. 이런 차에 일자리를 더 만들라는 외압은 정말이지 죽을맛이다. 차라리 인건비가 더 싼 외국으로 나가는 편이 낫다는 생각 뿐이다. 그렇더라도 참아야 한다. 해외로 나가서 성공하는 기업이 되는 일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고들 한다. 노조 역시도 회사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열린 마음으로 임하자. 내가 가진 경쟁력이면 나 뿐만 아니라 우리 회사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생각으로 즐겁게 일하면 된다.
정부의 책임이 크다. 우려스러운 것은 작금의 위기를 자꾸만 관치로 해결하려는 것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다. 정부 스스로에서는 찾을 수 없다는건가. 물가불안만 해도 그렇다. 이상한파와 기후 탓으로 돌리기에는 지난해 배추파동을 비롯한 신선채소 급등현상은 수긍하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 기관간 힘겨루기 모습도 국민들 눈에는 그저 제밥그룻 챙기기라고 비쳐지고 있다. 현 정부 들어 공무원수가 지난 정부 때보다 늘었다는 보도는 실망스럽다.
'작은 정부, 큰 시장'을 외치며 출범한 이명박 정부는 올 한 해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일할 수 있는 마지막 해'라고 스스로 천명했듯이 소리내지 않고, 묵묵히 제 할 일만 하고 있는 정부를 국민은 신뢰한다. 이전 정부 탓으로도 돌리지 말자. 무책임한 일이다.
이렇게 내부적인 성찰과 개선이 뒷받침될 때만이 외부에서 오는 그 어떤 태풍에도 견딜 수 있는 탄탄한 경제선순환을 엮어갈 수 있다. 외부의 불합리한 개혁요구에도 당당히 맞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내부 시스템이 잘 갖춰진 세계 유수의 강소국이 지난 금융위기에도 끄떡없이, 큰 소용돌이 없이 헤쳐올 수 있었다는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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