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왼쪽에서 세번째)이 24일 낮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서 열린 ‘수출·투자·고용확대를 위한 대기업 간담회’에 참석,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아주경제 장용석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핵심 국정운영 과제 가운데 하나로 추진 중인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에 대해 “자율적 기업문화로 풀어가야 한다”고 강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대통령은 24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등 국내 30대 기업 총수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서 열린 ‘수출·투자·고용확대를 위한 대기업 간담회’를 통해 “(동반성장은) 정부가 법으로 모든 걸 규제한다는 건 맞지 않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대·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위해선 기업 스스로 인식과 문화를 바꿔야 한다”는 원론적인 의미를 담은 것이나, 그간 대통령 스스로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의지를 내비친 점에 비춰볼 때 최근 정부정책에 대한 기업들의 반발 심리를 다독이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미 지난 연말부터 “치킨 값이 비싸다”, “기름 값이 묘하다” 등의 발언을 내놔 사실상 해당업계에 대한 가격 인하 압박으로 해석된 데다 경쟁정책의 주무 기관인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해서까지 “물가관리에 특별히 신경써 달라”고 주문해 재계 일각으로부터 “출범 당시 ‘비즈니스 프렌들리(기업 친화적)’를 내세웠던 정부가 맞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불신을 샀던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취임 초에도 말했듯 정부는 ‘기업을 (경영)하기 좋은 나라’, ‘기업이 투자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기존 정책기조에 변함이 없음을 강조했다.
또 그는 참석자들을 향해 “지난해엔 여러분의 협조로 ‘6%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고 수출도 초과 달성해 세계 7위권을 기록했다. 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함께 처음 열린 ‘비즈니스 서밋’에도 여러분이 적극 참여해줘 효과적이었다”며 “모두 기업인들의 전적인 협조 아래 이뤄진 것으로서 작년 한해 수고했고, 또 고맙다”고 거듭 인사를 전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올 한해 세계경제에 불확실성이 다소 있지만, 정부와 기업, 근로자가 함께 노력해 생산성을 높이고 (국제) 원자재 값이 오르는 걸 대비하면 연말에 ‘3% 물가안정’과 ‘5% 경제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올해 대기업이 수출·투자목표와 고용문제에 매우 적극적으로 계획을 세워 고맙다”면서 “정부도 (앞으로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게 뭔지 살펴보겠다. 특히 (기업들이) ‘국내에 투자했을 때 경쟁력이 있는 게 뭐냐’는 관점에서 올 한 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이건희 회장도 “올해 경제여건이 어렵다지만 정부와 재계, 대·중소기업이 합심하면 얼마든 이겨낼 수 있다고 본다”면서 “대기업이 투자와 고용·수출을 많이 늘려 경제 활력을 키우고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에 더 신경을 쓰겠다. 특히 동반성장은 대통령이 제도와 인프라를 충분히 마련해준 만큼 이제 현장에서 정착되도록 중소기업과 서로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지난 2008년 민·관 합동회의 이후 이날 오찬까지 모두 6번 대기업 총수들과 만났으며, 전경련을 직접 방문하기는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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