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칼럼] 기후변화 대응 녹색기술 지하수 인공함양

김용제 책임연구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물 부도위기’, ‘지구촌은 물 전쟁’, ‘80년만에 최악의 가뭄’ 등 물 문제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당면한 물 부족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21세기는 화석연료에 의한 분쟁보다 물분쟁이 국가간 갈등의 주원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의 수동적인 개념의 지표수·지하수자원 관리방안으로는 계속 늘어나는 수요와 부족해지는 공급을 해결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 국가들은 그 방안으로 ‘지하수 인공함양’을 이용하고 있다.

지하수 인공함양은 자연적인 물의 순환계에서 하천을 통해 바다나 대기중으로 방출되는 물의 일부를 자연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포획하여 인위적으로 땅속으로 물을 집어넣음으로써 지속적으로 지하수자원을 이용할 수 있는 녹생성장기술이다.

현재 미국, 호주, 인도, 아프리카 등 전 세계적으로 지속가능한 수자원 개발 및 관리 기술로 적용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국토해양부의 21세기 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 중 ‘수자원의 지속적 확보기술개발 사업단’의 일환으로 제주도에서 지하수 인공함양기술 실용화 사업이 진행 중에 있다.

이 사업은 2001년부터 연구를 수행하여 개발한 핵심요소기술인 ‘지하수 함양특성 평가기술’, ‘지하수 순환·유동 및 체류시간 산정기술’ 및 ‘지하수-하천수 연계 모델링 기술’ 을 토대로 한 제주친화형 지하수 인공함양 기술(Jeju-friendly Artificial Recharge Technology, J-ART) 이다.

한라산 중산간지역의 하천에서 집중강수로 인해 돌발유출이 발생할 때, 하류 하천 생태 및 자연적으로 물이 지하로 침투하는 함양현상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하천 유출수의 일부를 취수하고 적절한 오염물질을 처리한 후 물이 없는 지하지층(불포화대)에 위치한 우물관정을 통해 주입하여 오랜시간 동안 대수층을 통해 흐르게 한다.

이로써 바다로 버려지는 하천수를 지속적으로 이용 가능한 수자원으로 전환한다.

우물관정을 통해 직접 하천수를 집어넣는 지하수 인공함양기술은 현재까지 국내에 적용된 사례가 없다.

또 여러 번의 화산분출과 용암으로 형성된 제주도의 대수층 및 지하지질 특성은 이러한 직접주입 방법을 통해 많은 양의 물을 지하에 저장할 수 있는 좋은 지질여건을 가지고 있다.

현재 제주친화형 지하수 인공함양은 제주시 한천 상류지역에 홍수저감을 위한 저류지와 연계되어 건설되었다. 제주도는 1년에 약 7억m3의 빗물이 하천을 통해 바다로 버려지고 있다.

연구지역인 한천을 통해 연간 유출되는 빗물의 양은 최대 1400만m3(평균 800만m3)에 이른다. 현재 진행 중인 지하수 인공함양 시설(한천 제1, 제2 저류지 내)은 연간 250만m3 이상의 하천유출수를 지하로 함양시킬 수 있다.

이는 제주시민 2만여명이 1년간 사용 가능한 지하수의 양이 늘어남에 따라 향후 기후변화에 따른 극단적 가뭄과 물 사용 증가에 대비하여 안정적으로 지하수자원을 개발하고 관리할 수 있다.

지하수 인공함양 기술은 기후변화에 따른 가뭄, 홍수 대응 및 녹생성장동력으로서 정부, 지자체, 국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 하에 지속가능한 수자원을 확보함으로써 깨끗하고 풍부한 물을 국민에게 제공하여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경제발전의 블루골드로서의 역할을 다 할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시도되는 수자원확보기술로서 진행 중인 이 연구사업은 국내 관-산-학-연의 연구진으로 구성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해외기관과도 연계되어 수행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환경자원연구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공주대학교, 넥스지오(주)가 참여하고 있으며, 해외 참여기관으로는 캐나다 워털루(Waterloo) 대학교와 미국 GSI 워터솔루션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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