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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환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 |
신흥국들의 긴축압력이 높아지면서 그 동안 고성장세를 보였던 경제에 부담이 되지 않겠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우려는 글로벌 주식시장 간의 수익률에도 반영되고 있는데, 올해 들어 선진국증시는 전반적으로 양호한 수익률을 보이는 반면 신흥시장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일부 국가의 경우는 지난해 연말 대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펀드의 흐름에서도 신흥시장에서는 1월 말부터 순유출로 반전한 반면 선진시장으로 자금유입은 증가하고 있다.
그렇다면 신흥국의 인플레이션과 그에 따른 긴축으로 경제성장 동력이 훼손되거나 글로벌 유동성이 본격적으로 신흥시장을 이탈하는 구조적인 변화가 생기는 것일까?
필자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우선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면 신흥국의 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수준을 회복했고 향후 지속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인데 반해 현재의 금리수준은 위기이전에 비해 절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현재의 금리인상은 경제와 금융시장이 정상화되는 과정의 단면인 것이다.
신흥국의 높은 물가지표는 그 만큼 경제가 빠른 성장세를 보인 결과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신흥국 대부분의 경우 물가지표에서 농산물 등 식료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무리가 있다. 또한 농산물의 경우, 중국은 춘철수요라는 계절적 요인이 있고 세계적으로는 기상이변에 따른 작황악화도 반영돼 있다. 경제성장에 준하는 인플레 압력은 지속될 것이지만 농산물발 인플레 압력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올해 들어 나타난 글로벌 펀드 흐름의 변화는 두 가지 이유에 기인하고 있다고 본다. 첫째는 신흥시장으로 자금이 과도하게 쏠린 것이 해소되는 과정이며, 둘째는 경기회복이 불확실해 보였던 미국 등 선진국에 대한 기대치가 빠르게 개선되었다는 것이다. 과거 통계를 보면 선진시장과 신흥시장의 펀드 흐름은 방향성과 규모면에서 유사하게 전개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지난 2년 동안 신흥국의 고성장과 선진국의 경기우려 속에 신흥시장으로의 자금유입 규모가 선진시장의 2배에 달했다. 최근의 자금흐름은 이를 시정하는 일시적인 리밸런싱 과정인 것이다.
신흥국이 고성장세를 지속하고 선진국 경제가 회복된다면 일련의 긴축우려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유동성은 민간부분을 중심으로 확대 재생산되는 과정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점진적인 인플레이션 상황하에서는 긴축정책에도 불구하고 유동성의 절대규모는 상당기간 동안 계속 증가했다는 것을 역사적인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금은 인플레이션과 긴축에 따른 유동성 훼손 우려보다는 민간부문에서 확대 재생산된 유동성이 어느 자산을 선호할 것인가에 주목해야 한다. 인플레이션 환경하에서 자산 선호의 우선순위는 주식, 상품, 부동산 등이며 올해도 주식시장에 대한 유동성 붐은 지속될 것으로 본다. 지난해까지는 해외자금이 유동성의 중심에 있었다면 올해 부터는 국내자금도 주식시장에서 부각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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