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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 중문 앞. 한쪽 벽면은 방을 내논다는 전단지로 가득 차 있고 한 학생이 방을 구하기위해 전단지를 살펴보고 있다. |
27일 오후 1시,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 중문 앞. 방을 찾는 너댓명의 학생과 학부모들이 방을 세놓는다는 전단지가 가득찬 벽면 앞을 서성이고 있었다.
이 학교 재학중인 아들과 함께 자취방을 구하기 위해 몇시간 동안 돌아다녔다는 김영자씨(52)는 “방이 없어, 방이! 아~ 미치겠네”라며 짜증 섞인 목소리로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아들이 기숙사에 들어가는데 실패하고, 전세는 구하기 힘들어 30만원선에서 월세방을 알아보고 있는데 가격대가 안맞아 몇시간째 이렇게 돌아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대 정문 근처의 원룸 월세는 보증금 500만원에 월 35만~40만원선, 원룸 전세는 3500만원 선으로 시세가 형성돼 있다. 월세는 작년 이맘때와 비슷하지만 전세는 1년새 500만~1000만원가량 올랐다. 그나마 오른 가격의 전세물량도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이 곳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요즘 학교앞은 전세물건이 거의 없다”며 “흑석 재개발 8구역쪽은 조합설립까지 돼 여기 살고 있는 학생들은 조만간 이사를 가야하는 상황에서 앞으로 재개발이 본격화되면 전세물건은 앞으로 점점 더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학교 앞 신림고시촌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곳 전세는 4500~5000만원 선, 작년에 비해 10% 남짓 오른 가격이다.
신림고시촌 S공인 관계자는 “전세를 구하려면 물건이 나오는 즉시 바로 계약해야 한다”며 “요즘 나오는 전세물건은 원룸 주인들이 다른 방은 대부분 월세로 돌려버리고, 이전에 전세로 살던 학생이 나가려 할 때 보증금을 빼 줘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내 놓는 물건”이라고 말했다.
대학가에 월세형 원룸이 대세를 이루며, 살 방과 밥을 함께 제공하는 하숙 역시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다. 3년전부터는 하숙비에 보증금이 깔리는 것은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다.
중앙대 쪽문 근처에서 하숙을 운영하던 김순덕씨(65)는 “하숙비는 보증금 200만원에 월 45만원인데 이미 2월 말 이 근처 하숙방은 모두 나가고 없다”며 “하숙하면 돈도 안되고 번거롭게 밥도 해 줘야 해 대부분 방을 월세로 돌리고 하숙은 몇개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학가 주변에서 월세형 원룸을 택할 수 밖에 없는 자취생들의 주거난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중앙대 디자인학과에 재학중인 김모양은 “학교 근처에서 보증금 500만원에 35만~40만원 가량의 월세를 구하고 있는데 이 곳은 가격에 비해 방은 그다지 좋지 않다”며 “학교 기숙사는 1학기에 170만원 가량 하는데 이 역시도 너무 부담스러워 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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