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 2일자에 따르면 미국의 상위 10개 헤지펀드들은 지난해 하반기 총 280억 달러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의 주요 은행인 골드만삭스, JP모건, 씨티그룹, 모건스탠리, 바클레이스, HSBC 등 6개 대형은행들의 순익을 합한 것 보다 20억 달러 더 많다.
특히 6개 은행이 백만명에 가까운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데 비해 헤지펀드들은 수백명만으로 은행을 웃도는 수익을 거두어 주목받고 있다.
회사 설립 이후 이들 헤지펀드들은 총 1820억 달러의 수익을 거두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조지 소로스의 퀀텀펀드는 1973년 설립 이후 350만 달러를 벌어들여 누적기준으로는 1위의 투자수익을 거두었다. 존 폴슨 회장의 폴슨앤코(Paulson & Co)는 1994년 설립 이후 322억 달러를 거두어 2위를 차지했다.
반면 최근 들어서는 폴슨앤코가 소로스를 앞지르고 있다. 폴슨은 지난해 하반기 58억 달러의 수익을 거둬들인 반면 같은 기간 퀀텀펀드는 30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휴 반 스티니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은행들은 레버리지를 낮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헤지펀드들은 점점 가속도를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헤지펀드의 약진의 이유는 무엇일까. FT는 왜 월가의 은행들이 도드-프랭크 법안을 반대했는지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고 전했다. 이 법안 하에서는 은행들은 헤지펀드에 결과적으로 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법안은 투자은행과 상업은행의 분리를 규정한 것으로, 특히 대형 은행들의 무분별한 파생상품 투자를 막기 위해 고위험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는 대형 은행의 자회사를 통해서만 하도록 정해져 있다. 때문에 골드만삭스 등 대형 은행들은 수익이 급감하게 됐다.
한편 상위 100대 펀드를 제외한 중소 헤지펀드들은 지난해 하반기 기량발휘를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헤지펀드 투자회사인 LCH 인베스트먼트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상위 100대 펀드들은 지난해 하반기 7460억 달러를 운용해 700억 달러를 벌어들인 반면 그외 7000여개의 중소 펀드들은 총 590억 달러를 거두어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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