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인플레…노동력 부족 새 '악재'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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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3-10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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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지역 근원인플레이션율 추이(위)/아시아지역 주요국 실업률 추이(출처 WSJ)
(아주경제 이가영 기자) 최근 아시아지역에서 노동력 부족이라는 문제가 불거지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시아 국가들의 인플레 문제는 기상이변에 따른 식품값 급등과 중동지역의 정세 불안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 탓으로 여겨져 왔지만 노동력 부족이 새로운 악재로 급부상하고 있다.

노동력 부족으로 인건비가 급격히 뛰면서 에너지와 식품 등 가격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까지 상승하게 된 것이다.

태국은 근원 인플레이션 및 전체 인플레이션 상승 압박을 이유로 이날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로써 태국은 최근 몇개월 동안 금리를 세 차례나 올렸다.

세계은행은 태국의 경우 지난해 말 현재 최대 10만명의 인력이 부족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따라 태국 정부는 올해 최저임금을 평균 6% 인상했다.

말레이시아도 노동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올해 인도에서 4만5000명을 수입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아시아 국가 다수가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완전히 회복하면서 경제 확장으로 노동력, 토지, 기반시설 및 생산능력 부족 현상이 나타났던 2008년 상황으로 회귀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싱가포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저임금 노동력 부족에 따른 인건비 상승이라는 부작용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싱각포르는 오랫동안 건설현장, 공장, 호텔 등에 방글라데시나 중국 출신 노동자를 고용해왔다. 하지만 현지의 고용알선업체들은 최근 중국 등지로부터 노동자를 고용하는 게 어려워졌다고 지적한다. 중국 내 임금이 상승하면서 해외 취업에 대한 열기가 식어버린 것이다.

로버트 수바라만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물가 급등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생산을 늘려야 하지만 아시아 국가들의 생산력은 이미 최고 수준까지 치솟은 상황”이라며 “아시아 국가들은 노동, 토지, 인프라 부족 등으로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도 최근 선진국과 달리 신흥시장은 최근 강력한 회복세를 보였기 때문에 여분의 생산능력이 거의 없다며 빠듯한 생산 여력과 식품가격 상승이 임금 상승을 압박하는 가운데 전반적인 물가상승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작황 개선과 중동의 긴장 완화 등 많은 요인이 식품 및 유가를 끌어내려 이런 전망을 바꿀 수도 있다. 정부는 좀 더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 있고, 중국 등 일부 국가는 노동자의 생산성을 높여 노동력 부족에 대처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시아 전역에 걸친 인플레이션 논란의 초점은 단지 식품과 석유뿐 아니라 노동비용 등의 상승에 따른 국내 생산능력 압박으로 모아지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홍콩, 한국 등의 실업률은 4%를 밑도는 등 일부 국가의 실업률은 위기 이전 수준으로 떨어졌다. 일부 국가에서는 산업 가동률 지표가 역사적 평균치를 웃돌고 있으며, 경작지 및 신규 주택 건설용 토지도 점점 확보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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