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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 김중수 총재 '애꾸눈' 금통위도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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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4-14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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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상식적으로 애꾸눈은 불구이지만, 애꾸눈 나라에선 눈 두 개를 가진 사람이 비정상이다."

농담처럼 들리지만, 실제로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는 잣대는 환경 변화에 따라 달라지며 그만큼 둘의 경계는 모호하다.

'상식'은 '대다수가 그러하다'는 전제에서 비롯된다. 대다수는 일반적인 것, 소수는 특수한 경우로 분류된다.

하지만 세상 변화에 따라 비주류가 주류로 자리잡고, 주류가 비주류로 전락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한때 데스크톱 컴퓨터가 집 한 채 가격과 맞먹었으며, 과거 일본의 한반도 점령은 국제법 위반이 아니었던 것처럼.

특히 둘 간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순간에는 비정상도 정상인 양 행세할 수 있으며, 정상도 비정상 취급을 당할 수 있다. 가치 판단이 모호해지는 때인 만큼 문제가 발생할 경우 책임을 묻기도 어렵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2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1년 가까이 금통위원 한 자리가 비어 있는 문제에 대해 미국, 말레이시아 등 일부 국가의 중앙은행 의사결정기구도 반쪽짜리 운영을 한다며 "괜찮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의사결정기구 공석 문제가 비단 한국 중앙은행만의 문제는 아니며, 한두 명이 빠져도 합리적인 통화정책 결정에는 크게 지장이 없다는 논리였다. 미국도 한국과 같은 상황이며 별 문제가 없으니 이해해 달라니. 비정상을 정상으로 포장해 은근슬쩍 묻어가자는 것이다.

그러나 김 총재는 전 세계 대다수 나라들이 정상적인 '컨트롤 타워'를 갖추고 있는 점을 간과했다.

김 총재 말마따나 한은이 6인 금통위로도 통화정책을 무난하게 운용할 수 있다면 한은법을 개정해 금통위원 수를 줄여도 될 것 같다. 매년 3억원의 비용을 아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아니면 아예 한 명을 더 줄여 5인 체제로 운영, 총재의 캐스팅보트를 보장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김 총재도 금통위원 공석 문제에 대해 "금통위원은 상근직이기 때문에 수시로 의견을 조정할 수 있어 (의사결정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애꾸눈'이 세계적 주류가 되기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금통위 의장을 맡고 있는 김 총재는 벌써부터 애꾸눈을 주류로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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