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뱅크는 은행 공동 컨소시엄 형태로 제공된 4조원 규모의 PF 부실채권을 우선 매입할 방침이다.
19일 금융당국과 은행권에 따르면 PF 부실채권 처리를 위한 민간 배드뱅크 설립이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당국은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이미 참여하게 될 은행과 설립 시기까지 거론되고 있다.
배드뱅크에는 국민·신한·우리·하나·외환은행 등 5개 시중은행과 기업·산업은행, 농협 등 3개 특수은행이 참여하게 된다.
금융당국은 이달 중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은행별 출자금 규모에 대해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은행 간 조율 작업이 원활하게 이뤄질 경우 이르면 다음 달 중 배드뱅크 설립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배드뱅크는 설립 후 컨소시엄 형태로 제공된 PF 부실채권을 우선적으로 사들일 전망이다.
지난해 말 현재 은행권의 PF 부실채권 잔액 6조4000억원 중 컨소시엄 형태의 채권은 4조원 수준이다.
금융당국은 배드뱅크 설립에 소요되는 은행권의 부담이 과도한 수준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부실채권을 유동화해 매각한 대금으로 새로운 부실채권을 매입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출자금이 많을 필요는 없다”면서도 “PF 부실이 심화할 경우 추가 자금을 투입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도 배드뱅크 설립 취지에는 공감하고 있다. PF 부실이 확산돼 다수의 건설사가 도산할 경우 채권금융회사도 함께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설립 형태 및 출자금 배분에 대해서는 은행 간 이견이 크다.
A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정확한 지침을 내놓지 않고 있어 어떤 식으로 진행될 지는 미지수”라며 “다만 은행별 PF 대출 규모나 내부 사정을 최대한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말 현재 PF 대출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우리은행으로 6조1000억원 가량이다. 국민은행은 5조6000억원, 하나은행은 2조5000억원, 기업은행은 1조7000억원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배드뱅크 출자금을 배분할 때 이같은 은행별 대출 규모를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B은행 관계자는 “고통 분담이라는 명분 때문에 은행별 출자금을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한다면 반발하는 은행이 생길 것”이라며 “금융당국은 상반기 중 배드뱅크를 출범시킨다는 계획이지만 시일이 좀 더 소요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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