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 러시아와 미국 남서부, 프랑스, 독일 등 북반구의 밀 주요 산지가 최근 수개월간 가뭄으로 신음하고 있다고 전했다. FT는 아직 밀이 한창 자랄 시기는 아니지만, 시장에서는 이미 밀값 급등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의 밀 선물가격은 전날 부셸(약 27㎏)당 8 달러를 돌파하며 지난 5개월간 22% 급등했다. 영국의 밀 선물가격도 t당 222 파운드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미국 빵업체인 프리미어푸즈의 개리 샤키 밀 조달 책임자는 "향후 3개월간 우리는 기상학자가 돼야 할 판"이라며 "당장 비가 와야 유럽과 미국 북부의 밀 작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FT는 아직 밀 공급 상황이 옥수수나 대두만큼 악화된 것은 아니지만, 농부들이 밀 농사를 포기하고 다른 작물로 갈아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가장 우려가 큰 지역은 미국이다. 특히 캔자스와 콜로라도, 오클라호마, 텍사스 등 겨울 소맥(밀) 주요 산지에서 고온건조한 기후가 이어지면서 올해 농사 결과가 사상 최악이었기 때문이다. 미 농무부는 올해 미국에서 수확된 겨울 소맥 가운데 36%가 최악의 등급으로 평가됐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해 6%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빵을 비롯해 식용으로 쓰이는 최고 등급 밀의 가격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이상기후는 커피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이날 뉴욕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7월 인도분 아라비카원두 선물은 장 중 한때 3.0250 달러를 기록했다. 커피 가격의 심리적 지지선으로 인식되는 3 달러 선이 깨진 것은 1977년 이후 처음이다.
아라비카원두 가격은 올 들어서만 23.6%, 2010년 1월 이후에는 117.2% 급등했다.
시장에서는 브라질, 콜롬비아, 멕시코 등을 덮친 이상저온과 커피시장에 쏟아져 들어오고 있는 투가자금이 커피값을 띄어 올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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