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로 함께 일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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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4-2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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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날 한시에 소설 낸 쌍둥이 작가 장은진-김희진

쌍둥이 작가 김은진,김희진.

(아주경제 김나현 기자) 여기 남자보는 눈까지 똑 닮은 쌍둥이 자매가 있다. 이들은 광주에서 태어나서 한집에서 먹고 자며 소설을 쓰는 쌍둥이 자매 소설가 장은진(본명 김은진), 김희진 씨다.

체크무늬 남방을 일부러 맞추기라도 한듯 입고 있는 이들을 20일 인사동에서 만났다.

소설은 동생 희진 씨가 먼저 쓰기 시작했지만 등단은 언니 은진 씨가 먼저였다. 대학생이던 희진 씨는 과제로 단편소설을 쓰고 있었는데, 언니 은진 씨가 꼴사납다는 듯이 쳐다봤다. 동생은 “그럼 너도 써봐”라고 권했고, 언니는 이튿날 난생 처음으로 소설을 써서 동생에게 건넸다. 동생은 언니의 글을 소설가인 유금호 목포대 교수에게 보여줬고, “음, 가능성이 보이는군”이란 유 교수의 한마디에 자극받은 언니는 습작에 골몰했다. 언니는 2004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로, 동생은 3년 뒤 세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장씨는 나중에 동생과 헷갈리지 않기 위해 성을 바꿔 가명을 썼다.

“언니의 첫 소설을 읽었을 때 ‘나보다 낫다’는 생각을 했어요. 하하. 위기감이 좀 있었죠.”(희진 씨)

“위기감은 지금도 있죠. 호호.”(은진 씨)

은진 씨는 전기(電氣)를 먹고 사는 한 여자와 두 남성의 얘기를 그린 ‘그녀의 집은 어디인가’를, 희진 씨는 24시간 빨래방에서 만난 낯선 사람들의 얘기를 그린 ‘옷의 시간들’을 나란히 자음과모음 출판사에서 냈다.

 둘의 소설은 어떻게 다른 걸까. 장씨는 “희진이 소설은 에피소드가 신선하고 대사도 유머러스하다. 생각도 나보다 깊은 것 같다”고 했다. 그러자 김씨가 “은진이 소설은 내 소설보다 단정한 느낌이다. 잘 정돈돼 있고 문장도 맛깔스럽다”라고 받았다.

둘의 서로를 추켜세우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고향 광주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자매는 한 사람은 방, 한 사람은 거실에서 자판을 두들긴다. 유난히 자판을 세게 두들겨 신경 쓰이게 만들 때가 서로에게 거의 유일한 불만이라고. 그 때 신경질적으로 하는 말은 똑같다. “야, 소설 잘 써진다고 과시하냐”.

쌍둥이 소설가는 다음의 목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나중에 함께 시나리오를 써보고 싶어요. 소설은 공동 창작을 하다가 실패한 적이 있는데, 집단 집필이 일반적인 시나리오는 함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결혼생각도 별로 없다는 이 자매를 떼어놓기는 어려워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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