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원들은 전날엔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헌재·진념 전 경제부총리를 상대로 전·현 정부 경제·금융당국의 책임을 집중 질타했지만 이날은 전반적으로 금융당국 관리감독의 구조적 문제점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민주당은 당국의 감독 실패를 현 정권 책임론과 연계시키는데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나라당 권택기 의원은 “저축은행 사태로 당국의 총체적 감독부실이 드러났다”며 “현재 금감원에 집중된 비상장 저축은행에 대한 감독권한을 예금보험공사에 위임, 이상징후가 발견되면 바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이성헌 의원은 “저축은행을 담당하는 금감원의 검사 인력은 고작 32명 수준으로, 체계적 검사가 불가능한 구조”라며 “서로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당국의 ‘폭탄 돌리기’도 감독 소홀로 이어진 한 원인이 됐다”고 했다.
민주당 우제창 의원은 “현 정부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문제를 제대로 감독하기는커녕 짝짓기를 통한 대형화를 유도, 저축은행을 공멸위기로 몰아갔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김용태 의원은 저축은행의 수익구조상 대형화 방식으로 운영하면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인수·합병으로 덩치를 키우는 게 아니라 원래 저축은행의 목적대로 가야하지 않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덩치를 키우는 방향으로 가지 않겠다”며 “저축은행이 서민 금융지원이란 원래 기능으로 돌아가야 게 경쟁력을 갖추는 방식으로 맞다고 본다”고 답했다.
한편 한나라당 배영식 의원은 저축은행이 2005년 이후 6년간 건설업계에 대출을 통해 8조8000억원 이상의 이자를 받은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수수료는 개인 대출일 땐 모집인이 결정하고, 건설사의 경우 저축은행이 직접 떼는 형식”이라며 “개별 약정서에 대해선 특별히 사업장별로 불법인지 여부는 확인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PF문제는 중요한 현안이어서 얼마 전 5대 금융지주회사와의 회의를 주재해 논의했고, 앞으로도 전면적인 점검을 한 뒤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면서 “저축은행에서 무차별적으로 PF를 해서 회수하는 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영업정지를 당한 부산 등 8개 저축은행의 불법행위에 대해 증인으로 참석한 해당 저축은행의 관계자들은 ‘모르겠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김영태 삼회저축은행 감사위원은 “내부 통제사항은 가능할지 몰라도 외부적인 상황까지 파악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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