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과 중동 등의 범용제품 생산 확대로 공급과잉이 우려되는 가운데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고부가 제품 위주로 사업구조를 개편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 수출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주요 수출시장인 중국이 자체생산을 확대하는 가운데 중동산 범용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대만 등 아시아 경쟁국들도 급부상하며 수출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은 고부가 제품 개발을 통해 시장을 차별화함으로써 이 같은 리스크를 해소한다는 전략이다.
LG화학의 경우 고부가 합성수지인 엘라스토머(Elastomer)를 예로 들 수 있다. 엘라스토머는 천연고무와 합성고무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으로, 주로 자동차 범퍼 충격보강재나 건물 차음재, 신발 바닥재 등에 쓰인다.
LG화학은 독자기술로 이 제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LG화학이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으며, 해외에서도 엑슨모빌과 다우 등 일부 업체만이 양산해 희소가치가 높은 만큼 안정적인 수익성이 보장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현재 생산규모는 연간 9만t 정도”라며 “내수판매와 함께 중국 등에 수출하는데, 고부가 제품이라 시황 영향을 덜 받아 꾸준하게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일모직도 고부가 제품 개발에 주력해왔다. 제일모직의 석유화학 부문 주력제품인 ABS는 최근 대중국 수출이 확대되고 있는 대만의 주력제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만은 중저가의 범용제품 비중이 높고 제일모직은 고부가 제품을 양산해 경쟁으로 인한 리스크가 덜한 편이다.
이와 관련 최근 주력하고 있는 ABS제품은 ‘내스크래치 수지’이다. 이 제품은 별도의 도장처리를 하지 않고도 고급스런 광택을 내며 흠집이 잘 나지 않는 기능적 특성을 지녀 삼성전자의 디지털TV를 비롯해 다양한 고급 생활가전의 외장재로 사용되고 있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이 제품은 현재 내스크래치 수지부문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고수하고 있다”며 “고객의 요구가 고급화됨에 따라 범용수지 수요는 줄고 특화된 디자인의 소재가 인기를 얻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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