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글로벌 투자 성과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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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5-0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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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국내 은행들의 해외 지분투자 및 인수합병(M&A) 성과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분투자를 한 중국 지린(吉林)은행이 급성장하면서 쾌재를 부르고 있는 반면,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이미 인수한 은행의 경영 부실과 진행 중인 인수작업 난항 등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이 지분을 인수한 지린은행은 최근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듭하면서 상장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지린은행은 창춘시 상업은행과 지린시 상업은행, 5개 도시신용사가 합병한 은행으로 하나은행이 지난해 9월 21억6000만 위안(약 3700억원)을 투자해 지분 18%를 매입했다.

지린은행은 지난 2007년 설립 후 자산증가율(187%)과 수신증가율(161%), 여신증가율(148%) 등에서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으며 지난해 12억 위안(198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최근 관련 조직을 구성하고 상장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지린은행의 비상장주식은 주당 3.0~4.5위안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상장이 현실화할 경우 하나은행은 상당한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지린은행에 대한 경영참여도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

지린은행에서 국제금융파트를 담당하고 있는 유제봉 부행장은 “중국 내 대부분의 은행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지린은행의 성장세는 이를 뛰어넘는 수준”이라며 “다만 상장 시기는 중국 금융당국의 판단에 따라 결정되는 만큼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KB금융은 지난 2008년 지분 41.9%를 인수한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에 여전히 발목을 잡히고 있다.

BCC 지분 인수로 국민은행은 이미 4000억원 가량의 손실을 입었으며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을 지고 강정원 전 행장이 불명예 퇴진하는 등 내홍도 겪었다.

다만 올해부터는 상황이 호전될 것이라는 게 KB금융 측 입장이다.

지난달 28일 개최된 KB금융의 1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박동창 전략담당 부사장은 “최근 카자흐스탄 경제가 호전되고 있고 BCC가 대출을 해준 업체의 이자 50%를 정부가 보전키로 해 충당금 설정에 여유가 생겼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미국 LA한미은행 인수가 불투명해지는 등 해외 진출에 난항을 겪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한미은행을 2억4000만 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승인을 내주지 않아 자칫 계약이 파기될 위기에 처했다.

FRB는 우리은행의 미국 현지법인인 우리아메리카은행에 대한 경영평가 결과 수익성 및 건전성이 가이드라인에 미달돼 우리금융의 한미은행 인수 승인을 보류한 상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한미은행도 이미 다른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어 언제든지 계약이 파기될 수 있다”며 “우리아메리카은행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는 등 최선을 다했지만 미국 금융당국의 불신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 한미은행 인수 작업이 답보를 거듭하자 미국 서부지역 진출에 대한 의지를 한풀 꺾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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