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최근 전국 수출·내수기업 509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환율 하락에 대한 기업 인식 조사’ 결과, 최근의 환율 수준(4월 28일 현재 1071.2원)을 감안할 때 이미 수출기업 3곳 중 1곳(35.6%)은 수출 마진 확보를 위한 최소한의 환율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마지노선 환율을 묻는 질문에 수출기업들은 ‘1080원~1100원 미만’(20.7%)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1000원~1020원 미만’(20.2%), ‘1040원~1060원 미만’(18.8%), ‘1000원 미만’(14.4%), ‘1100원~1120원 미만’(9.8%), ‘1020원~1040원 미만’(5.9%), ‘1120원 이상’(5.1%), ‘1060원~1080원 미만’(5.1%) 순이었다.
최근 계속되는 환율 하락세로 수출기업들은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환율 하락세가 경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수출기업의 60.2%는 ‘피해가 있다’(‘큰 피해’ 13.3%, ‘다소 피해’ 46.9%)고 답했다. 실제로 환율이 10원 하락했을 때 수출기업의 수출액은 1.62%, 영업이익은 1.28%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내수기업의 58.1%는 환율 하락이 ‘별 영향 없다’고 답했으며, ‘다소 도움이 된다’는 응답도 19.8%에 달해 수출기업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 실제 환율이 10원 하락하는 경우 내수기업들은 매출액이 0.03%, 영업이익은 1.06% 늘어난다고 응답했다.
대한상의는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기업은 가격경쟁력 하락으로 수출 물량이 줄어들고, 기존 수출계약 물량에 대한 환차손 등으로 채산성도 악화되는 반면, 내수기업은 수입물가 하락으로 채산성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의 물가 불안과 관련해 추가적인 환율 하락에 대한 의견도 엇갈렸다. 물가 안정을 위해 원달러 환율이 더 하락해야 한다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 수출기업의 78.5%는 ‘수출경쟁력에 타격을 주기 때문에 더 이상의 환율 하락은 곤란하다’고 답한 반면, 내수기업의 60.1%는 ‘물가 안정을 위해 환율은 더 하락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수출기업들이 환율 하락분을 수출가격에 전가하거나 전가할 수 있는 여지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기업의 53.9%는 환율 하락 폭을 수출가격에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환율 하락이 지속될 경우의 대응책에 대해서는 응답기업의 43.4%가 ‘원가 절감·생산성 향상’을 꼽았으며, 이어 ‘환 헤지 등 재무적 대응’(30.1%), ‘결제 통화 변경’(13.3%), ‘수출시장 다변화‘(10.2%), ‘해외 마케팅 강화’(6.6%) 등을 차례로 꼽았다(복수응답). ‘별다른 대응책이 없다‘는 응답(17.9%)도 적지 않았다.
최근 대내외 경제 상황 변화와 관련해 경영 여건 개선을 위해 정부에 바라는 정책과제로 기업들은 ‘원자재가·물가 안정’(58.5%)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안정적 환율 운용’(37.9%), ‘중소기업 지원 강화’(34.8%), ‘저금리 기조 유지’(17.1%), ‘수출기업 지원 강화’(11.4%), ‘기업 관련 규제 해소’(10.4%)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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