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번 방안은 기존 PF 사업장 구조조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한 충분한 규모의 자금이 공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일 정부가 발표한 PF 정상화 뱅크(민간 배드뱅크) 설립 방안은 회생 가능한 사업장을 정상화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PF 정상화 뱅크는 연합자산관리주식회사(유암코) 산하에 PEF 형태로 설립되며, 시공사가 구조조정 중인 PF 사업장의 부실채권을 우선 매입하게 된다.
6월 중 출범하는 제1호 PF 정상화 뱅크는 1조원 규모로 조성되며, 현재 7~8개 은행이 참여를 검토 중이다.
우선 은행의 부실채권 보유 비중이 75% 이상인 사업장부터 구조조정을 시작하게 된다.
PF 정상화 뱅크는 단순히 부실채권을 매입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해당 사업장에 대한 신규자금 공급 및 시공사 교체 등도 담당하게 된다.
자산관리공사(캠코)나 유암코와 차별화된 부분이다.
정은보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은 “캠코의 구조조정기금과 유암코는 부실 PF 사업장의 채권 중 일부만 매입하게 돼 사업장 구조조정 및 정상화를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PF 정상화 뱅크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상 주채권은행과 같이 채무재조정과 신규자금 지원 등 워크아웃 작업을 총괄하며 PF 사업장 정상화를 이끌게 된다.
신규자금은 해당 사업장으로부터 매입한 PF 채권 등 담보자산을 근거로 외부에서 차입할 방침이다.
또 필요할 경우 시행사 및 시공사 교체도 추진할 예정이다.
정 국장은 “부실채권 매입을 위한 자금은 은행들이 부담하겠지만 채권매각대금 형태로 즉시 회수할 수 있다”며 “신규자금도 외부에서 차입할 계획으로 은행들의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제1호 PF 정상화 뱅크가 성공을 거둘 경우 2호와 3호를 계속 설립해 규모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도 참여를 원할 경우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PF 부실채권의 시장가격이 액면가격의 50~60% 수준에 불과해 채권을 매각할 경우 손실이 바로 장부에 반영되는 만큼 제2금융권 참여가 많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PF 정상화 뱅크 정도의 지원책으로 건설업계의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이번 방안은 기존 부실채권 매입과 위기를 겪고 있는 사업장 정상화에는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더욱 근본적인 측면은 부동산 경기 자체를 살리는 것”이라며 “건설업계 전반에 대한 전방위적인 자금 지원이 없이는 달성하기 어려운 과제”라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