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셋째 사위인 신 사장은 지난 3월 18일 현대하이스코의 단독 대표이사에 화려하게 취임했다. 김원갑 부회장과 함께 공동 대표이사를 맡아오다 주주총회를 통해 5년 만에 단독 대표이사 위치에 올라선 것이다.
신 사장은 공동 대표이사 시절인 2007년부터 미래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해외자원 개발과 친환경 연료전지 개발 등을 진두지휘하며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만큼, 취임 당시 그에 대한 회사 안팎의 기대치는 매우 높았다.
취임 100일이 지난 지금 신 사장 대한 기대는 확신으로 바뀌고 있다. ‘최연소 철강 CEO’답게 공격적인 경영과 활발한 대외 활동으로 현대하이스코의 그룹 내 위상을 한 단계 격상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례로 4월 1일부터 TV전파를 탄 광고는 현대하이스코의 달라진 면모를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철의 새로운 세계를 보여 준다’는 주제로 방영되고 있는 이 광고는 현대하이스코 창사 이래 첫 TV광고이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처음으로 그룹 비전을 설정하고 기업이미지(CI)를 만든 시점과 동시에 현대하이스코의 TV광고가 나왔다는 점에서 현대하이스코가 현대·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과 함께 그룹의 핵심계열사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또 그룹의 울타리 벗어나 글로벌시장 진출 움직임도 구체화되고 있다. 신 사장은 지난 2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매튜 모간(Matthew De Morgan) 두페르코 사장과 만나 양사의 전략적 제휴관계를 이끌어 냈다.
두페르코(Duferco)는 전세계 46개국에 지사를 운영하며 연간 2000만t 이상의 철강제품에 대한 무역·생산·유통을 수행하는 글로벌기업이다. 현대하이스코는 이 회사의 세계적인 영업망을 활용, 글로벌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당진 제2냉연공장이 완공되는 2013년 이후에는 연간 냉연강판 생산량이 600만t 규모에 이르게 되는 만큼, 수요처 확보를 위한 세계시장 진출이 필요하다는 신 사장의 전략적 판단에서 이번 제휴가 이뤄졌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특히 현대하이스코는 두페르코와의 제휴를 통해 유럽 및 중남미지역의 자동차사와 냉연강판 판매업체들을 고객으로 확보하는데 있어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신 사장은 이와 함께 한국철강협회 강관협의회장에 취임하는 등 대외 활동의 보폭도 넓이고 있다.
하지만 신 사장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난제도 많다.
당장 2013년 5월 완공예정인 당진 제2냉연공장의 성공적인 안착이 급선무다. 9220억원이 투자된 이 공장은 현대제철의 3고로 건설에 따른 열연강판 공급 확대와 현대차그룹의 자동차강판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착공에 들어갔다.
현대·기아차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나가는 것도 그가 해결해야할 숙제이다. 현대하이스코는 현재 냉연강판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현대·기아차에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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