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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정로 칼럼> 멕시코 석유공사 대표단과 일정을 같이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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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6-30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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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삼섭 해외건설협회 지역3실장) 세계 정유플랜트 업계의 큰 손인 멕시코 석유공사(Pemex) 대표단 6명이 최근 한국을 찾았다. 지난해 8월 페멕스 대표이사 방한, 지난 1월 국토해양부의 멕시코 방문에 이어 세 번째 고위급 교류활동이다. 페멕스와의 교류·협력에 정성을 들이는 이유는 세계 석유산업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중요성 때문이다. 석유 전문기업 가운데 원유 생산량 세계 3위, 가스 생산량 세계 8위, G20 회원국 멕시코 정부 재정수입 기여도 35%, 직원 수 15만명, 연간 투자규모 220억 달러. 페멕스가 인프라 업계의 최고 귀빈으로 꼽히는 이유다.

5일간의 짧은 방한 기간이었지만 여수, 울산, 대덕, 분당 등 잠시 쉴 틈도 없이 곳곳을 돌아다녔다. 여수 정유공장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효율성을 갖춘 운영시스템과 모듈건설공법 등의 우수성에 감탄을 하기도 했다. 일부 대표단은 이러한 우수 정유플랜트 시설을 그대로 멕시코에 옮겨가고 싶다는 속내도 내비쳤다. 울산 중공업단지에서는 해외 석유 전문기업들로부터 수주한 탐사·시추 플랫폼 제작 현장을 둘러보면서 세계 최대의 중공업 허브로 발돋움한 데 대해 놀라움을 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방한 일정의 백미는 단연 국내 4대 건설업체와의 기술토론 시간이었다. 각 방문처마다 국내 기술전문가와 사업관리시스템(PM), 하도급사 관리체계, 설계역량 등에 대해 심도 깊고 열띤 기술토론 시간을 가졌다. 어느 방문처에서는 이것도 부족한 듯 기술토론이 끝난 후 설계부서를 순회하면서 사용 중인 설계소프트웨어 시연, 주요 프로젝트 설계 및 시공사례에 대한 실무자와의 즉석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이 이렇게 기술토론에 열심히 임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대규모 프로젝트 발주를 앞두고 이미 세계 정유플랜트 시장의 강자로 급부상한 한국 기업의 본사를 찾아 사업관리 역량이나 기술력의 비결이 어디에 있는지 직접 확인하고, 향후 입찰 참가 자격기준 등을 정할 때 이를 반영하려는 의도에서다.

기술토론은 화공학 교수 출신으로서 멕시코 석유업계 최고 브레인 중 한 사람인 에르네스토 리오스 단장이 주도했다. 그는 능란한 화술과 전문성으로 국내 전문가와 다양한 주제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 국내 기술진의 수준 높은 설명이 이어지면서 결국 우리 기업의 실력을 받아들이는 표정이었다. 물론 이러한 기술교류로 인해 당장 우리 업체의 멕시코 정유플랜트 건설사업 참여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교류를 통해 높은 기술력과 경제적 시공능력을 갖춘 한국 업체가 자사의 정유플랜트 건설에 참여함으로써 건설원가 절감, 고효율의 정유운영시스템 확보, 이를 통한 정유공장 운영 수익 극대화가 가능하리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 우선 멕시코에서 개최될 차기 기술교류 활동을 통해 한국 기업과의 협력 필요성을 거듭 확신할 수 있도록 기술교류 주제 선정, 세부 프로그램 준비 등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이와 병행해 저들의 대규모 복합정유단지 건설에 수백억 달러의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해 수출금융 주선, 현지 기술인력의 국내 초청 연수, 정유공장 운영기술 전수 등 저들이 필요로 하는 부분에 대한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민·관을 망라한 협력 의지가 멕시코에 지속 전달될 수 있도록 그동안 페멕스와의 교류·협력을 지원해온 국토해양부, 해외건설협회, 멕시코 주재 대사관, 우리 기업체 등의 혼연일치된 노력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야 할 것이다. 한 토론회 끝 무렵 우리 건설업체 대표가 페멕스 대표단에게 "Take us as your servant!(우리를 적극 활용해 달라!)"라고 한 말이 현실로 이뤄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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