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관계자는 "이제서야 한 숨을 좀 돌리게 됐다"며 "대책이 마련된 만큼 철저한 경영진단 후 구조조정 단계를 하나씩 밟아나갈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문제에 있어 더 이상 우왕좌왕하지 않고 구조조정 액션플랜에 대한 기대감을 엿볼 수 있었다.
금융당국이 내놓은 경영건전화 추진방안을 두고 시장의 반응도 그리 나쁘지 않다.
한 중소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경영진단 전수조사를 하고, 9월말까지는 영업정지가 없을 것이란 확실한 신호를 시장에 준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시장의 불안 심리가 쉽게 가라앉기는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다. 상반기 경험한 대량 예금인출사태(뱅크런)에서 비롯된 두려움이 큰 탓이다. 부실 못지않게 예상치 못한 유동성 부족으로 인한 퇴출될 위험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벌써부터 부실저축은행 3~5개는 퇴출될 것이란 소문이 나돌고 있어 경영진단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뱅크런으로 위기에 처할 저축은행이 있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이처럼 살얼음판 걷듯 위태해진 것은 금융당국의 책임이 크다. 감독부실로 구조조정의 때를 자꾸 놓친 까닭에 저축은행의 환부만 커졌기 때문이다.
매뉴얼에 따라 시장의 불안을 최소화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때에 따라 부실 저축은행은 제 때 신속 과감하게 정리해야 또 다른 뱅크런을 막을 수 있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업계 내부에서조차 부실 저축은행이 자구노력이 가능하거나 할 의지가 있었다면 진즉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올렸을 것이라고 말한다. 구조조정이 제 때 잘 이뤄지지 않을 경우 더 큰 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에 금융당국은 좀 더 귀를 기울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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