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업률 추이(%·출처: tradingeconomics.com) |
미 노동부가 지난 주말 발표한 6월 고용지표에 대해 시장에서는 "끔찍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6월 한 달간 새로 창출된 일자리는 1만8000개로 시장 전망치 12만5000개에 크게 못 미쳤고, 실업률은 전달 9.1%에 9.2%로 올랐다. 시장에서는 6월 실업률이 9.0%로 떨어질 것으로 기대했었다.
실망스런 지표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위험자산은 가격이 내리고, 안전자산은 올랐다. 지난 8일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0.5~0.7% 급락했다. 고용지표 발표 전까지 오름세를 탔던 국제유가도 하락반전했다.
이에 반해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3.15%에서 3.03%로 추락했다. 투자자들이 안전한 국채로 몰린 탓이다. 이에 힘입어 달러화값도 상승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는 0.3% 올랐고, 금을 비롯한 귀금속 가격도 덩달아 뛰었다.
데이비드 에이더 CRT캐피털 수석 미 국채 투자전략가는 "충격적인 고용지표만이 아니라, 더블딥 가능성을 심각하게 타진해 봐야 한다"며 "더블딥 논쟁이 다시 시작됐다"고 말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6월 고용지표가 일종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신규고용이 월간 기준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조만간 지난해 하반기의 20만개 선으로 회복될 가능성을 기대한 것이다.
그러나 충격적인 지표는 일본 대지진, 고유가, 기상재해 등 일시적인 악재가 상반기 미 경제 성장세를 둔화시켰다는 진단을 무색하게 했다. 이에 따라 소프트패치의 강도가 예상보다 세진 것인지, 더블딥을 우려해야 할 상황인지에 대한 의문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고 CNBC는 지적했다.
◇"침체 일시적"…'소프트패치' 진단에 무게
하지만 월가에서는 여전히 미국의 침체가 일시적이라는 진단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마크 챈들러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 수석 외환투자 전략가는 "미국 경제는 유가 및 금리 하락, 일본 공급망 회복 등을 기반으로 (일시적인 침체에서)에서 되살아나기 시작했다"며 "문제는 사람들이 고용지표와 국내총생산(GDP)을 동일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분기 고용지표는 지난해 4분기보다 개선됐지만, 같은 기간 경기는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투자귀재' 워렌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도 미국이 2차 침체에 빠질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수년 내에 실업률이 6% 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지난 주말 고용지표 발표 직후 블룸버그TV와 가진 회견에서 "경기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회복될지는 몰라도, 고용지표에서 더블딥 가능성은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일자리는 수요가 있어야 생기는 데 건설을 뺀 다양한 부문에서 고용 수요가 일어나고 있다"며 "주택 건설이 재개되면 대단히 많은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이터가 지난 주말 20개 주요 금융사 이코노미스트를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도 낙관론에 힘을 실었다. 조사에 참여한 18명 중 14명은 미국의 실업률이 연말까지 평균 8.7%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17명은 내년 중반까지 평균 8.4%, 내년 말에는 8.1%로 실업률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조사에 응한 오메어 샤리프 RBS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자동차 주도로 3분기에는 제조업 부문의 지표가 개선될 것"이라며 "지난달 중반 이후부터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는 증거가 몇몇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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