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회동에서 여당 우위 당·청관계가 규정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감세'가 핵심인 MB노믹스(이명박 정부 경제정책) 운용에 대해선 이견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당·청간 '불안한 동거'가 시작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관련기사 8면>
우선 청와대는 여당에 신임 지도부가 들어선 만큼 당분간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주겠다는 방침을 내부적으로 세운 상태다.
청와대 정무라인 관계자는 "다소 이견이 있다고 해도 신임 지도부가 어려운 상황에서 새로 들어선 만큼 최대한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해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라며 "홍 대표 등이 대통령과 인간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주요 현안에 대해 긴밀히 소통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당도 현 정부의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서라도 당이 정책 추진 등에 선도적으로 나서 성공적으로 대통령의 임기를 마무리하게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홍 대표는 "4·27 재·보선 전까지는 수평적 당·청관계에 방점을 뒀다면 이제는 당이 관계를 선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MB노믹스 후퇴를 놓고는 당·청간 이견이 극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최고위원·정책위 워크숍을 통해 소득세에 이어 법인세 추가 감세 철회도 당론으로 확정했다. 사실상 현 정부의 정책 핵심을 폐기해버린 셈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당 단독으로 정책을 수립(폐기)하고 추진할 수는 없다"며 "충분한 이견 조율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은 선거 등 외부조건에 영향을 받아 주의·주장을 할 수도 있다"며 "그러나 정부는 재정건전성이나 재원 등을 충분히 고려해 실기 없는 정책 추진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정치권보다는 신중하다"고 덧붙였다. 일방적으로 한나라당 지도부가 감세 철회를 밀어붙인다면 강하게 맞대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홍 대표와 당이 주도하고 있는 등록금 인하방안, 이자제한법 등 서민대책에 대해서도 정부와 금융당국은 반대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이들 정책에 대해 당·정·청간 이견 조율을 요구할 것으로 보여 당·청이 대립할 가능성도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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