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국무원 총리는 국무원 상무위원회에 참석해 지원방안을 의결하고는 "돼지고기 가격 상승폭이 매우 커 인민들의 생활에 영향을 끼치고,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며 "돼지고기 가격을 안정시키는 것은 정부의 피할 수 없는 막중한 임무"라고 말했다고 중국신문망이 14일 전했다.
국무원은 돼지고기 공급을 늘리기 위해 양돈분야에 모두 25억 위안(4079억원)을 지원하기로 했으며, 돼지고기의 생산·유통·소비에 대한 통계와 모니터링을 강화해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국무원이 한 가지 품목에 대해 이 같은 대책을 쏟아낸 것은 이례적이다.
이에 앞서 원 총리는 최근 2주 동안에 공개적으로 돼지고기 가격을 세 번 언급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표하고 있다. 원 총리는 지난 3일 랴오닝(遙寧)성 번시(本溪)를 찾아 돼지고기 비축 현황과 판매 현황을 살폈다. 이어 지난 9일에는 셴양(咸陽)의 농가와 도매시장을 찾아 돼지고기 유통과정을 살펴봤다. 원 총리가 직접 나서서 수차례 돼지고기 가격을 챙긴 것은 그만큼 가격 상승이 가파르고 파급력이 크기 때문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의 지난 9일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대비 6.4% 상승했다. 돼지고기 가격은 57.1% 올라 전체 CPI지수를 1.37%포인트 올리는 효과를 냈다. 전체 물가에 미치는 파괴력이 20%를 넘는 것. 또한 지난해 중국 사회과학원의 분석에 따르면 돼지고기는 CPI에서 단일품목으로는 최고 수준인 1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의 돼지고기 가격 상승은 공급부족 현상에 기인한다. 중국인들의 소비수준이 올라가면서 중국인들이 가장 즐겨먹는 돼지고기의 수요가 급증했지만 공급은 늘어나지 않았다는 것. 중국 돼지고기의 90%는 소규모 농장에서 공급된다. 돼지의 사료로 쓰이는 옥수수의 가격이 급등한 데다 인건비마저 오른 것도 가격 인상의 요인이다.
또한 긴축정책으로 도살장에서 운영비용을 조달하기 어려워져 농장으로부터 돼지를 많이 구입하지 못하는 상황도 가격 급등을 부채질했다. 도살장에서 돼지를 많이 사가지 않으면서 농장 역시 자금난에 휩싸여 돼지 사육을 증대시킬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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