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15일 “정유사가 3달간 기름값을 100원 인하했다는 이유로 현재 소비자격을 대폭 올린 것은 전혀 설득력이 없는 얘기”라고 말했다.
임 차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물가안정대책회의’에서“정유사가 100원 할인을 시행하기 전인 1~3월간 주유소 마진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경우, 7월 둘째주 소비자가격은 리터(ℓ)당 1880원 정도로 추정되지만 14일 기준 실제가격은 ℓ당 1933원으로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특히 최근 국내 기름값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유가와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 과연 이 시점에서 정유사들이 기름값을 올릴 이유가 있는지 극히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임차관은 지난 3개월간 실제 휘발유 가격 인하효과는 약 60원 정도로 100원에 훨씬 못미친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비자시민모임 분석 결과를 보면 할인기간 동안 정유사 마진은 평균 78원 감소했지만, 주유소가 오히려 마진폭을 22원 늘려서 실제 가격인하 효과는 56원 정도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또 정유사들이 100원 인하 종료 시점인 지난 6일 이전에 이미 한달전부터 상당 수준 가격을 올린 ‘비대칭성’도 나타났다고 밝혔다.
임 차관은 “월별 인하효과를 보면 4월 58원, 5월 79원, 6월 36원으로 정유사들이 휘발유 가격을 천천히 불충분하게 떨어뜨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6월에 이미 가격을 올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재정부는 소비자단체와 함께 합리적인 가격결정체계를 구축해 석유시장의 투명성을 제고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소비자단체는 가격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정부는 가격 환원 시점을 틈타 담합 등 불공정행위, 유통질서 저해행위가 나타나지 않도록 철저한 점검을 지속해나갈 계획이다.
한편 임 차관은 장마철이 지속되면서 시금치와 상추 가격은 상승했지만 나머지 품목의 경우 아직은 안정적인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농산물 가격은 지난 4~6월 수급이 안정되면서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7월 들어 집중호우가 계속되는 등 기상여건이 악화하면서 전월대비 상승세로 전환했다”며 “강수량 영향을 많이 받는 상추나 시금치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는 현재까지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배추는 주로 경사지에서 재배하기 때문에 침수피해가 크지 않은 상황이고 참외는 연간 수확량의 70% 정도를 이미 수확한 상황이라 피해가 크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수박은 논산 등 충남지역 생산지가 침수되면서 일시적인 물량 감소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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