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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오페라단의 창작 오페라 '논개'가 15일 공연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
(아주경제 김나현 기자) 2500석이 꽉 찼다. 장맛비에도 아랑곳없이 15일 저녁,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은 4층까지 관객들로 가득 메워졌다.
제2회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의 세 번째 무대인 호남오페라단의 창작 오페라 ‘논개’가 공연되는 이 대극장에는 가족, 친구, 연인 등 소수 단체들의 관람이 줄을 이었다.
관객들은 ‘논개’의 그 곱고도 절제력 있는 음색에 두시간 반동안 숨을 죽이고 무대에 몰입했다.
창작 오페라 ‘논개’는 ‘서양’과 ‘동양’의 매력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무대였다. 오케스트라와 판소리가 마치 하나의 음처럼 혼연일체가 돼 객석을 파고들었다.
판소리가수, 성악가, 성악합창, 국악관현악기, 서양관현악기 등이 잘 버무려진 한국적이면서 현대적인 ‘그랜드오페라’였다.
‘논개’를 맡은 소프라노 김희선은 가창력은 물론이고 뛰어난 연기력으로 관객들을 압도했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 앞에 선 처절함과 세상에 혼자 남은 듯한 비통함까지 애절한 목소리로 표현해냈다.
‘최경회’ 역의 테너 이정원도 장수다운 면모가 돋보이는 섬세한 연기를 펼쳤다.
이날 커튼콜에서 주인공 못지 않은 박수를 받은 사람은 소리꾼 방수미였다.
방수미는 공연 중간 중간에 등장해 출연진 전체를 어우르며 극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냈다.
특히나 상여소리 부분에서 애절한 음색으로 ‘서러움’과 ‘한’의 정서를 여지없이 보여줬다.
도창이 없었으면 '논개'만의 짜임새를 갖추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무대와 의상 또한 밀도 있는 무대를 만들어내기 충분했다.
약간의 경사진 계단식 무대는 ‘무언가 일어나리라’는 긴장감을 유도해냈고, 때로는 이승과 저승을, 때로는 촉석루와 남강의 경계를 나타내며 다양한 변화를 이끌어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던 당시 시대적 상황을 사실적이리만치 묘사해 낸 의상도 볼거리였다.
미증유의 국난 속에서도 잃지 않은 한국적 토착성을 그대로 형상화해냈다.
서울필하모닉과 인천오페라합창단, 익산시립무용단 등의 활약도 ‘논개’라는 작품 전체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한몫했다.
역사속의 인물을 재조명하고, 한국적인 미학으로 관객들을 감탄케 한 창작 오페라 ‘논개’는 그렇게 끝없는 커튼콜 속에서 15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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