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순익 2배 넘어…'매수' 의견 봇물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2011회계연도 3분기 순이익이 73억1000만 달러(주당 7.79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1년 전의 32억5000만 달러(주당 3.51달러)의 2배가 넘는 것이다.
같은 기간 매출도 285억7000만 달러로 82% 급증했다. 시장에서는 주당 순익 5.87달러, 매출 250억 달러를 예상했었다.
애플 주가 추이(단위: 달러/출처: CNBC) |
애플이 깜짝 실적을 낸 것은 주력 제품인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판매 호조 덕분으로 지난 3분기에만 아이폰 2034만대, 아이패드 925만대가 팔려나갔다. 그 사이 애플의 현금보유액은 111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뉴욕증시 마감 직후 발표된 실적은 이날 시간외 거래에서 한때 애플 주가를 400달러 선으로 끌어올렸다. 이날 정규장에서 애플은 전날보다 0.82% 오른 376.85달러를 기록했지만, 시간외 거래에서는 400달러를 돌파했다가 오름폭을 좁히며 4.55% 뛴 394달러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로써 애플 주가가 상반기에 고점 대비 8% 가까이 추락한 데 따른 시장의 우려도 해소되고 있는 분위기로 시장에서는 매수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조 테라노바 버투스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 투자전략가는 이날 CNBC에서 시간외 거래 때 애플 주가가 30달러(6%) 이상 치솟더라도 매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애플 주가는 지난달 20일 310달러에서 줄곧 랠리를 펼치고 있는데 상승세가 매우 공격적"이라며 "애플 주식을 더 사들여야지 팔면 안 된다"고 말했다.
쇼트힐캐피털 트레이더인 스티븐 와이스도 "애플은 이제 오르막길에 올랐고, 이는 순익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며 자신은 애플에 대해 매수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잡스 거취·신제품 출시 지연 악재로
시장 일각에서 들리는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상반기 애플 주가를 추락시킨 악재들이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신제품 출시 지연과 잡스의 거취에 대한 불확실성이 그것이다. 아이폰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시장에서는 스마트폰시장의 패권이 구글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기도 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 애플 이사회의 몇몇 이사들이 최근 잡스의 후임에 대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월 세 번째 병가를 낸 잡스는 WSJ에 보낸 이메일에서 이를 일축했다. 하지만 시장은 WSJ의 보도 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애플에 대한 잡스의 영향력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WSJ는 잡스가 병가를 낸 직후인 지난 2월 초부터 애플 주가가 곤두박질쳤던 사실을 상기시켰다. 월터 프라이스 RCM캐피털매니지먼트 이사는 "잡스는 단 한 명밖에 없고, 아무도 그를 대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잡스가 병가를 낸 이후 애플 주식 82만주를 팔아치웠다고 전했다.
아이폰5를 비롯한 신제품 출시가 늦어지고 있는 것도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 3월 아이패드2를 공개한 뒤 신제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아이폰5가 오는 9월 공개될 것이라는 소문만 무성하다. 옵션몬스터의 존 나자리안은 "오는 9월 아이폰5가 출시되기 전에는 애플 주가는 기껏해야 380달러 선을 맴돌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폰5의 출시 지연은 스마트폰시장에서 구글과 벌이는 경쟁에서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리서치업체 IDC는 올해 구글 안드로이드폰의 글로벌 점유율이 38.9%로 애플(18.2%)을 압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마이클 요시카미 YCMN넷어드바이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애플 주가가 랠리를 펼치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이 다음번 금광이 될 수 있는 게 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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