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의 비율이 1998년 말 IMF(국제통화기금)의 구제 금융을 받던 시기와 비슷한 수준까지 높아진 상황에서,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비싼 값에 전세로 사느니 차라리 내 집을 마련하겠다는 수요가 늘고 있는 것.
25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강남권 주요 아파트 단지의 전세가격은 소폭 상승세를 나타냈다.
단지별로는 서울 송파 잠실 리센츠 전용면적 85㎡의 전세가격이 지난 5월 4억4000만~4억8000에 거래됐으나 6월에는 4억5000만~4억6000만원 선으로 올랐다. 서울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 77㎡는 2억7000만~3억1000만원이었으나 6월들어서는 2억8000만~3억2000만원선으로 상승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47.4%로 지난 1998년 12월의 47.9%와 거의 비슷했다. 일반적으로 전세가율이 높아지면 아파트 매매가격도 덩달아 높아진다. 비싼 전세보다 내집 마련을 원하는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 전세가율은 지난 1998년 12월 47.9%에서 1년 뒤 56.5%로 폭등했다. 이후 2000년 12월 65.7%, 2001년 12월 68.9%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아파트값 상승의 주요 원인이 됐다.
최근 서울 강남권에서는 전세가율이 높아지고, 매매거래도 늘고 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부동산정보광장 자료에 따르면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아파트는 지난 5월 587건이 거래됐으나, 지난달에는 654건으로 11% 정도 늘었다. 이는 봄 이사철이었던 지난 4월의 636건보다도 많은 것이다.
아직 매매가격 상승세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전세가격이 더 오르면 곧 매매수요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이사는 "전세가격이 계속 올라 매매가격과 차이가 없어지면, 내 집 마련 수요가 늘어나기 마련"이라며 "다만 현재 상황에서 서울 강남권 집값이나 전셋값이 폭등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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