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100 - 분양광고

천장 뚫은 엔화값…환시개입 무용론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1-08-21 16:36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달러화 대비 엔화값 전후 최고치<br/>사카키바라 "엔·달러 60엔 갈수도" <br/>NYT "'양날의 칼' 적극 활용해야"

(아주경제 이지은 기자) 엔화값이 전후 최고 수준으로 급등하면서 지난 3월 대지진과 쓰나미로 어려움에 빠진 일본 경제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일본 정부는 외환시장에 대한 추가 개입과 금융완화 등 비상수단을 검토하고 있지만, 유럽과 미국의 재정불안, 세계 경제 침체 우려 등으로 엔화의 강세기조가 오히려 더 강화되고 있어 당국 개입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20일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BOJ)이 추가적인 시장 개입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엔·달러 환율 추이(출처 CNBC)
◇달러화 대비 엔화값 전후 최고…시장 개입 '효과무'
하지만 일본 재무성은 지난 4일 달러당 77엔대에서 시장에 개입해 무려 4조5000억엔(약 60조원)을 방출했지만, 엔화 강세에 제동을 걸지 못했다.

지난 주말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1% 내린 76.49엔을 기록했다. 하지만 장중에는 2차대전 이후 최저인 75.93엔까지 밀렸다.

엔화 가치가 치솟자 재계는 수출 채산성을 맞출 수 없어 공장을 해외로 옮길 수밖에 없다며 정부에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마이니치에 따르면 달러당 엔화 환율이 1엔 떨어지면 도요타의 영업이익은 연간 300억엔, 닛산은 200억엔의 손실을 입는다. 이를 일본의 전 산업계로 확대하면 엔고의 충격은 더 커진다.

이케 후미히코 혼다 전무는 "달러당 70엔대의 환율이라면 일본 기업들은 아예 수출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도요타를 비롯한 일본의 수출 대기업들은 올해 환율 목표치를 달러당 80엔대로 잡고 경영계획을 세웠지만 크게 빗나갔다.

◇'미스터 엔' 사카키바라 "엔·달러 60엔 갈수도"
하지만 시장에서는 당분간 엔화 강세가 진정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유럽과 미국의 재정위기, 세계 경제의 침체 우려 등으로 달러와 유로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엔화에 매수세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스터 엔'으로 불리는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일본 대장성 국제금융담당 재무관은 최근 블룸버그TV와 회견에서 미 경제의 더블딥(이중침체) 위기가 엔화값 강세를 부추겨 엔·달러 환율이 60엔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유럽의 부채위기가 심화하면 미국은 일본이 지난 1990년대 겪었던 '잃어버린 10년'을 경험할 것"이라며 "달러화 약세는 피할 수 없으며, 미국도 결국 이를 용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제통화연구소의 사쿠마 고지 경제조사부장은 "달러화에서 이탈한 자금이 유럽의 재정불안 때문에 유로화로 향하지 않고 엔화로 몰리고 있어 달러당 70엔까지 엔화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엔고 '양날의 칼'…"日, 해외 구매력 활용해야"
이런 가운데 뉴욕타임스(NYT)는 엔화값 강세는 '양날의 칼'로 일본 기업들의 해외 구매력을 키우는 효과도 내고 있는 만큼 엔고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쓰요시 우에노 NLI리서치인스티튜트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엔화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 같고 만약 엔화가 일시적으로 약세를 보이더라도 글로벌 경제가 악화될 때마다 엔화가 강세를 보인다는 사실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따라서 그는 "이 같은 순환고리를 빠져나오기 위해 일본은 엔화 강세 상황에서만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엔화 강세를 이용해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하는 경제와 산업을 구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에노는 특히 실버사업을 지목하며, 해외에서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일본 기업들은 이미 엔고 특수를 활용해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 최대 주류업체인 아사히는 지난 18일 뉴질랜드 주류업체 인디펜던트리커를 약 13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아사히의 라이벌인 2위 주류업체 기린도 해외 업체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올 초 쉐화(雪花) 맥주를 생산하는 중국 화룬그룹과 합작사를 설립한 데 이어 이달 초에는 브라질 2위 맥주업체 스킨카리올그룹 지분 50%를 사들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