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니는 5일(현지시간) CNBC와의 회견에서 "이탈리아는 재정긴축에 나서야 하지만,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있는 한 시장은 이탈리아 정부에 대해 신뢰하지 못해 불안해 할 것"이라며 "그가 당장 내일이라도 떠나면, 정부 정책이 바뀌지 않더라도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은 50~100베이시스포인트(bp·1bp는 0.01%포인트)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탈리아 정부에 대한 신뢰의 위기는 유럽연합(EU)이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확대를 승인할 때까지 유럽중앙은행(ECB)이 이탈리아 채권시장을 떠받쳐야 한다는 뜻"이라며 "문제는 EFSF 규모가 늘어나도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지원하면 곧 자금이 바닥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EFSF 규모를 지금보다 2~3배 더 늘려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루비니는 논란이 되고 있는 유로채권도 대안이 될 수는 있지만, 유동성 위기가 지속되는 한 이탈리아의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유로채권은 당장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결국 시장의 불안감이 채권 수익률을 지속 불가능한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루비니는 그나마 "그리스는 유럽 재정위기에서 가장 사소한 문제"라며 "정작 더 걱정스러운 것은 그리스에서 포르투갈, 스페인, 벨기에, 프랑스와 독일 은행 등으로 재정위기가 전이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루비니는 특히 유럽 은행들이 재정위기국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와 자금 조달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공공부채 규모는 (그리스 구제금융 규모인) 1000억 유로가 아닌 3조 유로에 달한다"며 "그리스의 채무조정으로 그리스 은행들이 손실에 직면했다는 점에서 이탈리아와 스페인까지 구제하면 유럽 은행권은 심각한 재앙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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