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측이 실제 업무 성적과는 무관하게 파업 참가자에게 최하 등급을 부여토록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15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여전히 노사 갈등을 지속하고 있으며 교섭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장장환 금융노조 부위원장은 “은행 측이 파업에 참가한 직원은 가치 평가에서 무조건 낮은 등급을 주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은 최근 올해 1월부터 6월말까지의 기간을 대상으로 인사 중간평가를 실시했다.
인사평가는 수치로 판가름나는 실적 평가와, 실적은 부진하더라도 개인의 노력 여부 및 자기계발 등을 나타내는 가치 평가로 나뉜다.
가치 평가는 A~E등급으로 나뉘는데 파업 참가자 전원은 은행 본점 인사부로부터 D~E등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 부위원장은 “가치 평가는 실적과 상관없이 직원이 얼마나 노력했는가를 평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각 영업점에서 판단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며 “그런데 지점에서 A나 B등급으로 점수를 매긴 것을 본사에서 D나 E로 깎아버렸다”고 말했다.
연말에 평가가 한번 더 진행되지만, 8월말까지 파업이 지속된데다 노사 갈등도 진행중이어서 하반기 평가 결과가 좋을 리 만무하다.
SC제일은행 노조 관계자는 “9월말에 예정돼 있는 승진도 파업자들은 무조건 배제하는 식으로 추진중”이라며 “파업에 참여했다는 이유만으로 불리한 평가를 받고 있어 내부에서 반발이 크다”고 말했다.
노사 교섭이 전무한 상태여서 상황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노조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의 리차드 힐 행장과 김재율 노조위원장은 지난 8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이성기 청장 주재로 회동을 가졌으나 입장차만 재확인하고 헤어졌다.
힐 행장은 이 자리에서 '다음주 내로 노조에 교섭을 요청하겠다'고 밝혔으나 해당 시한인 이번주에 그는 해외 출장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힐 행장은 오는 20일과 23일 각각 예정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와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노조는 당초 16일에 예정돼 있던 하루짜리 파업을 무기한 연기하고 당분간은 정시 출퇴근과 점심시간 일괄 퇴장 등의 태업을 지속하기로 했다.
한편 SC제일은행은 노조의 영업점 복귀에 따라 파업 후 일시적으로 문을 닫았던 42개 영업점 중 일부 지점의 영업을 8일부터 재개했으며 파업기간 제공한 수수료 면제 서비스도 1일부터 중지했다.
다시 문을 연 영업점은 안국역, 강남타운, 잠실본동, 분당구미동, 도산로중앙 등 5개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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