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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로 오는 첫번째 관문인 진도대교. 물살을 가로지르는 장험함이 느껴진다. |
(아주경제 김호준 기자)“아리 아리랑 스리 스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응응으응 아라리가 났네~”
어깨춤이 절로 나오는 대표적 남도 민요인 ‘진도아리랑’과 ‘진돗개’의 고향으로 유명한 전남 진도는 한국에서 제주도, 거제도에 이어 3번째로 큰 섬이다.
진도에는 신비의 바닷길, 울돌목, 금골산 등 많은 관광지가 있다. 이 중 가을에 떠나면 좋은 여행지가 있다. 천혜의 자연을 자랑하는 관매도, 역사가 묻어나는 남도석성, 남종화의 숨결이 살아 있는 운림산방, 오색낙조라 불리며 각광받고 있는 ‘세방낙조’가 그곳이다.
도시의 ‘답답함’을 잠시 잊고 ‘한적함’과 ‘여유’를 만끽하고 싶다면 자연과 역사, 예술이 맛있게 버무려진 진도로 가을여행을 떠나보자.
◆ 천혜의 자연이 만들어낸 바다의 정원 - 관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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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매 8경 중 제1경인 관매도해변.2.2km에 이르는 백사장과 청정해역의 맑은 물이 관광객을 유혹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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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매도 해변 뒤 곰솔길에 위치한 300년된 소나무. 해풍에 든든한 철갑을 두른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
때 묻지 않은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섬, 절경으로 둘러싸인 신비의 섬, 걷고 싶은 매화의 섬, 볼수록 눈이 즐거운 섬, 고향의 모습을 느낄 수 있는 섬. 이 모든 수식어는 바로 ‘관매도‘를 두고 하는 말이다.
‘팽목항’에서 여객선을 타고 1시간가량 시원한 바다를 가로지르면 나오는 관매도. 배를 타고 섬 주위를 돌며 보는 ‘관매8경’은 두 눈을 휘둥그레하게 만든다. 제1경인 관매도 해변은 가을에 찾아서 인지 길게 늘어진 모레사장과 바다가 고요해 방문객의 마음을 더욱 편안하게 해준다. 해변을 지나 뒤편에는 3만여평의 면적에 3백년 이상되는 울창한 송림이 우거져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관매도 해변은 해수욕과 살림욕을 동시에 즐기며 캠핑할 수 있어 방문객들의 발을 쉽게 놓아주지 않는다. 또 이곳의 소나무는 해풍에 철갑을 두른 듯 건장한 육체를 자랑스럽게 뽐내고 있다. ‘곰솔길’은 ‘2010년 산림청이 선정한 가장 아름다운 숲’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관매도’에서 꼭 걸어야할 ‘마실길’. 해변송림을 지나가기도 하고 돌담길을 지나가기도 하고 마을 골목골목 어촌마을 구석구석 다닐 수 있으며 쉼터도 잘 꾸며져 있어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길이다.
제2경 방아섬(남근바위), 제3경 돌묘와 꽁돌, 제5경 하늘다리는 섬을 탐방길을 이용해 도보로 그 웅장함을 둘러 볼 수 있다. 또 선박을 통해서만 볼 수 있는 제4경 할미중드랭이굴, 제6경 서들바굴 폭포, 제7경 다리여, 제8경 하늘담(벼락바위)은 대자연의 경이로움 마저 느끼게 해준다.
인기 프로그램인 KBS ‘1박2일’에서 멤버들이 관매도 절경을 보기위해 미션을 포기했다는 말은 다녀온 사람들이면 모두 공감할 법하다. 섬전체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정도로 아름다운 절경과 천연기념물인 후박나무가 있으며, 관매도 해변은 KBS ‘1박2일’과 SBS드라마 ‘패션70s’의 촬영지로 최근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다.
◆ 700년전 ‘삼별초’의 숨결이 살아있는 곳 -남도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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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별초군을 이끌던 배중손 장군이 최후의 대몽격전을 벌인 남도석성. 그 앞에 편마암의 자연석재를 사용하여 만든 쌍홍교의 모습도 보인다. |
팽목항에서 18번국도를 타고 서망해수욕장을 지나면 곧장 남도석성이 위용을 드러낸다. 고려원종(元宗)때 배중손 장군이 삼별초군을 이끌고 진도로 남하하여 대몽항쟁의 근거지로 삼고 최후까지 격전을 벌인 성으로 천혜의 군사적 요충지다.
‘삼별초’의 별초(別抄)란 그 당시 특수 정예부대의 명칭으로 3개의 특수조직을 하나로 합해 ‘삼별초’라 불리게 됐으며 부대를 이끈 수장이 바로 배중손 장군이다. 1271년 고려원종이 몽골의 뜻대로 강화도를 버리고 원래 수도인 개경으로 돌아가려 하자 몽골에 항복한 고려왕의 뜻을 무시하고 끝까지 몽골과 싸울 것을 결의하고 진도로 남하했다.
삼별초군이 자리 잡고 있던 일 년여 동안 용장산성, 남도석성이 축조됐으며 마지막전투에서 처참히 무너지기 전까지 몽골군에 져 본적이 없었다. 배중손 장군은 용장성에서 왕을 보필하다 마지막에 이 곳 남도석성에서 최후를 맞이했다. 배중손 장군은 왕이 되기 위해 싸운 것이 아니라 몽골의 속국이 아닌 고구려 정신을 이어 받은 한반도의 자주독립 국가를 위해 싸웠다고 한다. 바로 이곳 남도석성이 그 혼이 살아 있는 역사의 현장이다.
남도석성은 현재 성지가 거의 원형적으로 보존되고 있으며 동문, 서문, 남문터가 있다. 현재 성의 총 길이는 610m, 높이는 5.1m다.
이곳을 찾으면 가장 먼저 동에서 서쪽으로 흐르는 작은 하천이 나온다. 이 개천에는 2개의 홍교(虹橋)가 있는데 쌍홍교와 단홍교로 불린다. 이는 편마암의 자연 석재를 사용한 것으로 전국적으로 보기 드문 것으로 자연 그대로를 이용한 아름다운 다리다. 다리를 지나 입구에 들어서면 반으로 쪼갠 항아리와 같은 모양의 옹성이 지키고 서 있다. 옹성은 성문을 밖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외부에 설치한 2중 성벽으로 적이 성문을 부수려할 때 문루와 옹성에서 적을 협공하여 격퇴시키는 구조다.
남도석성은 포르투갈의 아름다운 도시 오비두스(Obidos)와 빗대어 비교된다. 오비두스는 ‘계곡의 진주’라 불리며 성벽으로 둘러쌓인 작은 도시다. 남도석성의 성벽은 오비두스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이 만큼 아름답다.
성안에 들어서면서 반갑게 진돗개가 인사한다. 성안에 진돗개가 있는 이유는 아직 성안에는 주민들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현재는 문화재 보호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살아온 주민들을 위해 이주와 복원이 진행 된다고 한다.
황원갑 역사연구가는 “진도 남도석성을 찾아가 보라. 고려의 대장부 배중손이 최후를 마친 남도포구에서 이리저리 석정의 안팎을 둘러보고 ..(중략) 그 옛날 외세의 압제에 울분했던 숱한 고려사나이들이 역적이란 이름 아래 피눈물을 뿌리며 까마귀밥 고기밥으로 죽어가던 날들을 기억하고 있을까….”라고 말했다. 남도석성을 보는 내내 이 말이 귓가를 떠나지 않았다.
◆ 예술혼의 향기를 마시며 흠뻑 취하는 시간 -운림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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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문인화의 탯자리 '운림산방' 이 연못에서 영화 '스캔들 조선남여상열지사'의 한 장면이 촬영됐다. |
우리나라 대화맥의 산실이자 전통남화의 본거지인 운림산방은 첨살산 아래 자리하고 있다.조선시대 남화의 대가로 추사 김정희와 초의선사를 스승으로 모신 소치 허련이 37년동안 머물던 곳이다. 소치가 서화에 뛰어나 민영익은 ‘묵신(墨神)’이라 했다. 정문조는 여기에 시를 더하여 삼절(三節)이라 했고, 김정희는 중국 원나라 4대화가의 한 사람인 황공망을 ‘대치(大痴)’라 했는데 그와 견줄 만 하다고 소치(小痴)라고 불렀다. 또 아들 미산 허형이 운림산방에서 그림을 그렸고, 손자 남농 허건을 거쳐 증손자 허문이 대를 이었다. 의재 허백련도 운림산방에서 그림공부를 했다.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맞이해 주는 커다란 나무 두 그루는 이미 여행객의 마음을 빼앗는다. 영화 ‘스캔들 조선남여상열지사’의 배경이 된 연못과 정원, 초가집은 절로 감탄이 나온다. 연잎과 그 아래에서 노닐고 이는 잉어들을 보며 연못을 돌아 들어가면 나무에 가려진 운림산방의 모습이 조금씩 드러난다. 연못의 중심에는 자연석으로 만든 둥근 섬이 있는데 여기에는 소치 선생이 직접 심었다는 백일홍 한 그루가 운치를 더하고 있다. 소치선생의 화실인 ‘운림각’과 생가의 모습도 둘러볼 수 있다.
운림산방 한켠에는 5대 화가의 작품이 전시된 소치기념관이 있다. 일가직계 4대걸쳐 5인의 걸출한 화가를 배출한 것은 세계적으로도 전무후무하다고 한다. 기념관을 둘러보면 소치 허련 선생의 작품과 자손들의 이야기도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소치 선생의 예술혼이 200년 넘게 이어진 이유 중 하나가 이곳 운림산방의 뛰어난 경치 때문은 아닌지 싶을 정도로 이곳에 있는 내내 예술과 자연의 향기에 흠뻑 취했다.
◆이국적 정취가 함께 묻어나는 오색낙조 - 세방낙조 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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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낙조'로 선정된 세방낙조.떨어지는 석양이 가장 오래 머물러 전국에서 가장 늦은 시간까지 해넘이를 볼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
해안도로를 시원하게 달리며 찾은 곳은 ‘세방낙조전망대’다. 많은 숲들과 청정해역에서 뿜어내는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드라이브를 하다 보니 육체의 피로함이나 근심, 걱정이 모두 다도해의 푸른 물결 속으로 사라지는 듯하다.
세방낙조는 기상청에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낙조’선정했던 곳으로 떨어지는 석양이 가장 오래 머물러 전국에서 가장 늦은 시간까지 해넘이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세방낙조의 또 다른 이름은 오색낙조. 다섯 가지 색깔이 펼쳐져 붙여진 이름이기도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일몰을 보기 위해 전망대는 문전성시를 이뤘다. 곧 가족, 연인, 친구, 사진작가 등 흩어져 있던 많은 이들이 입에서 동시에 ‘와~’라는 탄성이 쏟아졌다. 물게 물든 하늘과 바다, 그사이로 올망졸망 떠있는 섬들의 어우러진 경관은 자연이 빚어 놓은 예술품이다. 주위의 파란 하늘을 붉은 빛으로 물들이는 환상적인 일몰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이윽고 점점이 흩어진 수십 개의 섬과 어우러진 노을은 방문객을 황홀하게 만든다.
세방낙조는 수온이 낮아 해무가 적게 끼면 수평선으로 빨려 들어가는 시뻘건 불덩이를 온전히 볼 수 있다. 이맘때의 낙조는 싱숭생숭한 여행객의 마음을 차분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내품는다.
◆여행 중 알아두면 좋은 ‘팁’
운림산방에 위치한 남도전통미술관에서는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 ‘토요그림경매’가 열린다. 현장 그림 경매는 인터넷 판매가보다 30% ~ 70% 할인된 가격으로 시작되며 대락 10 ~ 40만원대 까지의 가격이 주를 이룬다. 원하는 작품이 나올 때 손만 들어주면 낙찰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으며 가격은 2만원 단위로 올라간다. 남도예술은행은 우수한 작가들을 지원하고 침체된 미술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고자 전남도가 실시하는 장기 미술지원 프로젝트다.
자세한 경매일정과 작품은 남도예술은행 홈페이지 <www.nartbank.co.kr> 와 전남도청 문화예술과 (061)286-5425 ~6 / 진도 운림산방 (061)543-0088 에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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