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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현지시각) 현대차 체코 공장을 방문해 임직원들과 생산 현장을 시찰하는 모습. (회사 제공) |
유럽 현장경영에 나선 정몽구 현대차그룹이 현지 임직원들을 격려하며 이같이 밝혔다.
20일 출국한 정 회장은 먼저 체코 노소비체에 있는 현대차 체코 공장을 방문해 생산 현장을 점검한 후, 곧바로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현대ㆍ기아차 유럽판매법인에서 업무보고를 받았다.
그는 이 자리에서 “유럽 자동차시장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현대ㆍ기아차가 꾸준히 상승, 일본 경쟁사를 제치고 지금의 위치에 도달한 것음 임직원 여러분의 노고 덕분”이라고 치하하며 이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단일 경제권 글로벌 톱3 자동차 시장인 유럽은 최근 그리스 디폴트 위기, 이탈리아 신용등급 하락 등 동유럽발 금융위기에 직면해 있다. 올해 자동차 시장도 2% 이상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이 7월 발효되며 호재를 맞았지만 시장 전체적으로는 위기다.
정 회장이 하반기 첫 해외 출장으로 유럽을 선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정 회장의 해외 현장경영은 올들어 중국(4월), 미국(6월)에 이은 세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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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직원을 격려하는 정 회장. (회사 제공) |
최근 3년새 현대ㆍ기아차는 숱한 위기를 맞았다. 2008년 말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로 시작해 올 상반기에는 일본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부품 수급 위기에도 직면했지만 모두 피해갔다. 오히려 이 속에서도 현대 ㆍ기아차는 2008년 418만대에서 2009년 463만대, 2010년 573만대, 2011년 633만대(연초 세운 목표)까지 고속성장을 이어왔다.
다만 3년 전 위기 땐 ‘생산확대’를 내걸었다면 이번에는 ‘양보다는 질’이라는 품질 고급화를 기치로 내걸었다. 똑같은 위기 속에서도 다른 해법을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정 회장의 선견지명이 이번에도 시장에 통할지 관심이 모인다.
정 회장은 현지 임직원들에게 “우리는 2008년 이후 유일하게 성장을 이어간 저력을 갖고 있다. 이번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함으로써 유럽은 물론 전 세계에서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 달라”며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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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전시된 현대차 i40. |
또 지난 13일(현지시각)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개막일에 세계 최초로 공개한 i30 후속 모델도 내년 초부터 체코 공장서 생산에 들어간다.
이 신차들은 불안한 현지 시장을 뚫고 현대ㆍ기아차의 유럽 판매를 늘리는 핵심 역할을 맡게 된다.
현대차는 이 같은 신차를 바탕으로 올해 전년대비 12.4% 증가한 69만8000대(현대차 40만5000대, 기아차 29만3000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지난 8월까지의 판매는 현대차 26만4941대, 기아차 17만9985대 등 총 44만4926대로 하반기 판매만 순조롭다면 60만대 후반까지는 무난히 달성 가능하다.
정 회장은 특히 i40와 프라이드에 대해 “유럽 소비자의 취향을 적극 반영한 신차”라며 현지 임직원들에 공격적 마케팅을 당부했다.
그는 이번 유럽 방문기간 중 이례적으로 25일(현지시각)까지 열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방문, 신차에 대한 소비자 반응 및 경쟁사의 기술력 등을 직접 챙긴다. 정 회장이 해외 모터쇼를 찾은 것은 2003년 프랑크푸르트ㆍ도쿄 모터쇼 방문 이후 8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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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직원을 격려하는 정 회장. (회사 제공) |
하지만 지난 8월 현대차 3.5%, 기아차 2.4% 등 합산 5.8%의 역대 최대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최근 추세는 좋다. 2002년에 점유율 2.1%(현대 1.6%, 기아 0.5%)에서, 올 1~8월 4.8%(현대 2.9%, 기아 2.0%)로 10년 새 2.3배 가량 점유율을 끌어올렸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의 성장세는 괄목할 만 하다.
현재 현대차는 체코 공장(연산 30만대)에서 2009년부터 i30, 지난해부터 ix20(투싼ix)을 추가로 생산ㆍ판매하고 있으며, 앞선 2008년부터 인도 공장서 i10ㆍi20를 공급해 오고 있다.
기아차도 2006년 완공한 슬로바키아 공장(연산 30만대)에서 유럽 전략 모델인 씨드, 벤가 등 현지 전략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한편 정 회장은 21일(현지시각)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티센크루프(ThyssenKrupp) 에크하르트 슐츠(Ekkehard Schulz) 전 회장(현 감사위원)을 만나 상호 협력방안에 대해서도 환담했다.
독일 최대 철강사인 트센크루프는 지난 2007년 고로 사업을 진행중이던 현대제철과 기술협약을 맺은 이후 지속적으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현대제철은 현재 고로 1~2기를 성공리에 가동하고 3기 건설 중이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그에게 그 동안의 협조에 대한 감사 뜻을 전하는 한편 지속적 협력관계 유지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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