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껌시장에서 한국의 롯데 껌이 선전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0년 우리나라에서 출시 이후 꾸준히 연간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자일리톨껌은 중국에서도 제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롯데 자일리톨껌의 중국 상품명은 러톈무탕춘커우샹탕(樂天木糖醇口香糖). 판형태의 납작한 자일리톨껌과 병 속에 들어 있는 알형태의 코팅껌 두 종류가 있다. 이 중 중국에서 인기가 좋은 제품은 병 용기에 들어 있는 코팅 타입의 자일리톨껌. 이 제품은 중국 까르푸 등 대형 마트와 상점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팔려 나가고 있다.
자일리톨껌(코팅껌)은 2003년 중국 시장에 설비를 갖춘 이래 2010년 12월까지 지난 8년간 중국 시장에서 총 3억5000만병이 팔렸다. 코팅껌 한알 한알 낱개로 환산하면 약 140억개 이상. 이는 13억 중국 인구가 약 11알씩 씹을 수 있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이처럼 롯데껌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중국 시장 진출 이후 지난 22년간 중국인의 입맛 잡기와 현지화를 위한 롯데제과의 끈질긴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롯데껌이 중국시장에 진출하기 이전 중국인 대다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1960년대 껌을 대신해 씹었던 송진껌과 유사한 저급한 껌을 씹었다. 그러나 이후 롯데껌이 중국에 들어오면서 마치 서양의 콜라음료가 후진국에 들어가 음료문화에 혁신을 가져온 것처럼 중국 껌시장에는 새로운 바람이 불었다. 당시 중국시장에선 “코리아는 몰라도 롯데껌은 잘 안다”는 이야기가 있었을 정도다.
중국에서 롯데껌이 달성한 성공신화는 결코 우연히 이뤄진 것이 아니다.
롯데제과는 중국이 개방되기 이전인 1989년부터 싱가포르·홍콩을 통한 간접 수출을 꾸준히 해와 시장 저변확대를 이루었다. 이후 롯데제과는 1992년 말부터는 중국 베이징에 사무소를 설치하고 본격적으로 대중국 마케팅전략을 펼쳐 나가는 등 시장 선점전략을 펼쳤다.
1993년 우리나라 기업 최초로 중국 내 TV-CF를 방영한 이래 2000년까지 중국 중앙방송인 CC-TV와 90여개 지역방송을 통해 제품광고를 방영했다. 또 베이징을 비롯한 대도시에 대형 옥외 광고판을 설치해 제품을 적극 홍보하는 한편 각종 식품전시회에도 매년 1~2회씩 참가하는 등 활발한 마케팅을 전개해 왔다.
또 롯데라는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노력도 다양하게 전개됐다.
롯데껌을 취급하는 중국의 도매상들이 서로 연합을 하여 매년 단오절마다 롯데배 조정대회 또는 경마대회를 개최하였다. 또 1996년 홍구지역이 홍수피해를 입었을 때는 앞장 서서 구호품을 전달, 더욱 밀접한 우호관계를 갖는 동기가 되기도 했다.
1997년엔 세계적으로 흡연인구가 많은 중국인들의 금연활동에 도움을 주는 참신한 메시지를 담은 인쇄광고를 제작, 이런 좋은 이미지를 바탕으로 1998년도엔 중국에서 개최된 ‘제 10차 세계 금연대회’에서 롯데껌이 공식 후원 제품으로 결정되기도 했다.
90년대 중반 리글리 등 다국적 기업들이 현지에 공장을 설립하고 무지막지하게 퍼붓는 물량공세와 판촉 앞에 어려움을 겪고 IMF 등으로 일시적인 위축을 보이기도 했지만 롯데껌은 중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정도로 중국 소비자들의 입맛에 최고의 품질로 각인되었다.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 개선 노력과 함께 롯데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롯데껌을 찾는 소비자는 늘어날 수 밖에 없었던 것.
이밖에 롯데제과는 중국시장에 대한 투자도 꾸준히 확대해 나갔다.
롯데제과는 95년 중국 베이징에 제1 껌 공장을 설립했다. 이곳에선 롯데가 30년간 노하우를 통해 세계적 품질로 명성을 높인 츄잉껌과 풍선껌을 생산했다. 부드러운 베이스와 향과 맛이 아시아인들의 입맛에 잘 맞는다는 롯데껌의 매력을 현지인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첫 제품 생산을 기념하기 위한 기자 초청 발표행사를 가질 정도였다.
2002년엔 우리나라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자일리톨껌 공장을 중국에 설립, 납작한 판형태의 자일리톨껌을 생산·판매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또 2003년엔 알 형태의 자일리톨 코팅껌 설비까지 갖춘 공장을 설립하고 적극적인 판매에 돌입해 대성공을 거두었다.
덕분에 2000년대 들어서 롯데껌의 대중국 수출은 활기를 띠었고, 여기에 현지화 생산을 통해 품질 좋은 제품을 대량 공급하면서 중국시장에서의 껌 판매 실적은 전체 해외영업실적 중 절반 이상 차지할 정도로 높아졌고 롯데껌 전체 해외 실적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현재 롯데 자일리톨껌은 중국 전역에서 누구나 쉽게 구입 할 수 있을 정도로 점주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현지인들이 각국의 관광객들에게 롯데껌을 소개하고 구입하게 할 정도다. 롯데 자일리톨껌은 이제 중국 슈퍼마켓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 한국을 대표하는 '껌'으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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