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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기업, 녹색성장에서 길을 찾다>두산의 키워드 ‘물’과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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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9-28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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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4월 열린 독일 하노버 산업박람회(Hannover Messe 2011) 두산중공업 부스에 전시된 풍력발전 기술. (회사 제공)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두산그룹 주력 계열사인 두산중공업의 핵심 키워드는 ‘물’과 ‘바람’, 그리고 ‘이산화탄소 감축’이다. 현재 주력사업인 바닷물을 생활용수로 바꾸는 해수담수화 플랜트와 발전설비에 풍력발전 및 사업장 이산화탄소 감축 기술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한다는 게 중장기 발전 전략이다.

두산중공업은 올 3월 2013년 매출 10조원,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이라는 중기 비전과 2020년 매출 30조원 달성으로 포춘(Fortune) 글로벌 300위권 진입이라는 장기 비전을 함께 내놨다. 이는 올해 두산그룹 전체 매출 목표인 27조7000억원도 넘어서는 액수다.

같은 기간 두산그룹 전체로는 200위권 진입을 노린다.

◇물= 해수담수화 플랜트와 발전설비는 어느덧 두산중공업은 물론 그룹 차원에서의 주력 사업으로 성장했다. 1970년대 말 시장에 뛰어든 후 꾸준히 신기술ㆍ납기일ㆍ품질 면에서 유럽ㆍ일본 경쟁사와의 경쟁력을 키워 온 덕분이다.

특히 2000년대 들어서는 아랍에미리트(UAE) 후자이라 담수플랜트, 사우디아라비아 쇼아이바 담수플랜트 등 중동 지역 담수플랜트를 싹쓸이 하며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약 40%)로 올라섰다.

지난 30년 동안 중동에서 수주한 해수담수화 프로젝트만 23개에 달한다. 이를 모두 합하면 하루 550만t, 1500만명 이상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회사는 이 같은 해수담수화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물, 즉 수(水)처리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수처리란 하수나 폐수를 산업 및 생활용수로 정화하는 사업을 말한다.

현재 중동지역에 편중된 물과 관련한 시장을 북미나 중남미, 동남아, 인도, 중국 등으로 다변화 함으로써 ‘물 관련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게 궁극적인 회사의 목표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물 관련산업의 세계 시장 규모는 약 33억 달러(약 3조9000억원)에 불과하지만 매년 15%씩 성장하고 있어 2015년에는 100억 달러(약 11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회사는 이를 위해 지난 2008년 미국 최대 수처리 엔지니어링 업체인 카롤로(Carollo)와 기술협약을 맺는 등 관련 기술력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보다 앞선 2005년에는 담수 설비 원천기술을 확보한 두산하이드로테크놀러지를 인수하기도 했다.

이 회사의 기술들은 친환경 엔진 기술을 가진 미국 CTI사와 보일러 회사 두산밥콕, 소형 건설장비 회사 밥캣 등 두산이 인수한 기업들의 원천기술과 함께, 1990년대까지만 해도 주류회사라는 인식이 강했던 두산을 인프라지원사업(ISB)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ISB 사업은 도로ㆍ철도ㆍ항만ㆍ공항 등 기존 사회 간접시설에 에너지ㆍ국방ㆍ생산설비ㆍ물류ㆍ운송설비까지 망라할 뿐 아니라 미래 신성장동력 엔진으로 꼽히는 친환경 사업과도 연관된다.

최근 두산중공업이 세운 3MW급 제주 풍력 실증플랜트. (회사 제공)
◇바람= 두산은 풍력발전 및 이산화탄소 감축 발전소 기술 역시 ‘미래 핵심 성장동력’으로 꼽는다. 아직 규모나 기술 측면에서 시작 단계에 불과하지만 단기간 내 세계적인 기술력을 확보함으로써 향후 시장이 확대되는 것과 함께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나선다는 각오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3메가와트(㎿)급 해상풍력시스템 ‘WinDS3000TM’ 시험을 완료하고 전남 신안 풍력단지에 풍력시스템 3기를 처음으로 수주했다. 2006년 풍력발전 사업에 뛰어든 이래 첫 성과다.

지금까지 3㎿급 풍력시스템은 덴마크 베스타스(Vestas), 독일 지멘스(Siemens) 등 일부만이 개발에 성공한 대용량 풍력발전시스템이다.

회사는 올 3월에 독일 전문 인증기관 데비오시시(DEWI-OCC)로부터 국제 인증을 받고 해외 진출 채비도 마쳤다.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풍력발전 시장은 최근 5년 동안 연평균 25% 이상 성장했으며, 2013년 1000억 달러(116조8000억원), 5만8520㎿로 현재의 두 배 이상 커질 전망”이라며 “국내 첫 수주를 발판삼아 유럽ㆍ미국ㆍ중동ㆍ동남아 등 해외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의 국가에너지 기본계획에 따르면 오는 2030년 신재생에너지 보급 규모를 전체 에너지의 11%로 설정했다. 국내 풍력 누적 용량만 해도 8300㎿로 현재보다 30배 이상 늘어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전망이다.

회사는 올 하반기 제주도 월정 앞바다에 설치한 동급 해상 풍력 실증 플랜트를 통해 경험과 신뢰를 쌓아간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풍력발전에서는 후발주자지만 30년 동안 발전설비 전문업체로 축적해 온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다”며 “역시 후발주자였던 GE, 지멘스가 곧바로 시장 선두업체로 올라선 것처럼 우리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산화탄소 감축= 회사는 전 세계적인 온실가스 배출 규제로 인한 신사업에도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 두산중공업이 기술 개발 및 상용화에 힘을 쏟고 있는 이산화탄소 포집ㆍ저장 기술 CCS(Carbon Capture&Storage)가 대표적이다.

세계 각국은 지난 1997년 교토의정서를 발표하고 2005년부터 단계적으로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강력한 규제책을 마련했다.

이에 따르면 ‘포스트 교토’ 기간인 2013~2017년, 한국을 비롯한 개발도상국도 석탄 및 가스 화력발전소 신규 발주 물량(연간 80~100기가와트(GB))의 절반에 CCS 기술이 전면 혹은 일부 적용된다.

아직 제조업이 발달한 미국이나, 중국ㆍ인도 등 개발도상국과의 협의가 완전히 이뤄지지 않아 실현 여부는 미지수지만 실현될 경우 연 50조~60조원의 ‘황금 시장’이 형성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여기서 전면에 등장하는 게 두산밥콕이다. 두산은 글로벌 보일러 회사인 밥콕을 지난 2006년 인수했고 2008년 캐나다 HTC에 대한 지분투자 및 기술협약을 통해 이산화탄소 포집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2009년에는 세계 최대규모인 40MW 규모의 순산소 연소실험에 성공했다.

회사 관계자는 “CCS 기술을 통해 2013년 이후 연 평균 10억 달러(1조1700억원) 이상의 신규 수주 기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편 두산중공업은 지금까지 확보한 친환경 기술력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해외시장 확대에 나섰다. 이 같은 기술력이 적용될 수 있는 해외 신흥시장에서의 영업ㆍ마케팅을 강화하자는 취지다.

올 초 인도 첸나이에 현지법인(두산첸나이웍스)를 설립한 데 이어 그룹 차원에서 향후 3년 동안 30여 개의 해외 법인을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이럴 경우 지난해 115곳이던 해외 법인은 올해 추가된 6곳을 포함, 총 150여 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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