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나는 3일(한국시각)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서머린TPC(파71)에서 끝난 ‘저스틴 팀버레이크 슈라이너스 아동병원오픈’(총상금 440만달러)에서 4라운드합계 23언더파 261타(67·63·66·65)를 기록, 동반플레이를 펼친 닉 와트니(미국)를 2타차로 따돌리고 생애 첫 승을 올리며 상금 75만6000달러(약 8억9000만원)를 받았다.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미PGA투어에서 활동한 그는 2005년 FBR오픈과 크라이슬러클래식, 지난해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등 세 차례 대회에서 2위에 그치며 우승문턱을 넘지 못했다. 우승 기회가 있던던 대회만 따지면 이번 우승은 ‘3전4기’이고, 프로 데뷔 후 출전한 전 대회를 따지면 ‘210전 211기’인 셈이다. 그는 이번 우승으로 2013년까지 2년간 투어 출전권을 확보했고 시즌 상금랭킹도 33위로 뛰어올랐다.
케빈 나는 그동안 여러차례 우승 기회를 놓쳤던 때문인지 우승 인터뷰에서 “어제 밤에도 2위로 대회를 마치는 악몽을 꿨다”며 그동안의 가슴앓이를 털어놓았다.
그는 1983년 9월15일 서울에서 태어나 8세 때 미국 캘리포니아주로 이민갔다. 그 이듬해 골프채를 잡은 케빈 나는 2001년 6월 프로로 전향하기 전까지 미국 아마추어 무대에서 최연소 기록을 자주 썼던 ‘될성부른 떡잎’이었다. 12세 때 최연소로 US주니어골프선수권대회에 출전했고, 1999년과 2000년에는 타이거 우즈가 1991년 우승을 차지했던 로스앤젤레스시티챔피언십을 연달아 제패했다. 고교 신입생이던 2000년에는 LA시티챔피언십 외에도 나비스코 주니어챔피언십, 핑피닉스 챔피언십, 오렌지볼 국제챔피언십 등을 휩쓸며 미국 주니어 무대를 평정했다. 특히 세계적 교습가인 부치 하먼의 지도를 주니어시절부터 받았다.
아마추어 무대에서 수십차례 우승한 후 2001년 6월 프로로 전향한 그는 이듬해 12월 아시안투어 볼보마스터스에서 정상에 오르며 이름을 알렸다. 그 해 아시안투어 신인왕에 오른 그는 2003년 12월 미PGA투어 퀄리파잉토너먼트에 도전장을 던져 공동 21위로 합격증을 받아들어 투어 멤버가 됐다.
2005년에 이어 2010년에도 첫 우승 문턱을 넘지 못했던 그는 지난 2월 노던트러스트오픈 때 3위를 차지하며 때를 기다려 왔다.당시 그가 우승 경쟁을 즈음 부친 나용훈 씨가 백혈병으로 투병한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올해 라운드당 퍼트 수가 27.78개로 투어 랭킹 2위에 올라 있다. 드라이버샷 거리(평균 280야드,랭킹 172위)는 짧지만 그린 플레이가 정교하다.
동료들이나 투어 관계자들에게 ‘슬로 플레이어인데다 별 특징이 없는 선수’로 알려졌던 그는 이번 우승으로 이미지 탈바꿈을 할 전환점을 마련했다. 3라운드 15번홀에서 구설수에 올랐던 ‘헛스윙 논란’도 잠재워질 것으로 보인다.
위창수(39·테일러메이드)는 15언더파 269타의 공동 16위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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