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야당 의원들의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실 점거가 이어지는 등 여야 ‘벼랑끝 대치’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내에서 여당과 일단 협상 후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부분을 재 논의하자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막판 협상의 가능성이 열린 것.
9일 민주당 김성곤 의원을 비롯한 강봉균 최인기 의원 등은 한미 FTA 발효 즉시 양국이 ISD에 대한 협의를 시작하겠다는 약속을 받아온다는 전제 하에 비준동의안 처리에 협조한다는 내용의 절충안을 마련해 45명의 동의를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의원 87명의 절반이 넘는 인원인 45명이 절충안에 대한 의견을 당론으로 밀어 부칠 경우, 10일 본회의를 앞두고 여야 간 비준안 극적 타결도 가능할 수 있다.
이번 절충안에 서명한 의원은 강봉균 김동철 김성곤 김영환 박병석 백재현 신낙균 우윤근 이성남 장병완 최인기 의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이날 한미 FTA 비준안 처리 대해 “오솔길이 보이기 시작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 길 함께 가면 대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인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 역시 “민주당에서 한미 FTA와 관련해 새로운 흐름이 생기고 있어 높이 평가한다”며 “잘 될 것”이라고 해결 가능성을 점쳤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에서는 “ISD 조항에 대한 재협상 약속이 없는한 비준안 처리는 불가능하다”며 강경한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절충안이 당론으로 채택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 측은 “당 지도부로서는 절충안을 정식으로 보고받은 바 도 없고, 절충안이 있다 하더라도 동의할 수는 없는 입장”이라며 선을 그었다.
손학규 대표 역시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미국 정부는 의회의 요구, 이익단체의 요구를 받아들여 한국 정부에 재협상을 요구했다”며 “우리 정부는 그동안 얼마나 논의했다고 반대의견을 묵살하고 밀어붙이려 하나”고 반대 의견을 거듭 강조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역시 “미국 오바마 대통령도 한국에 ISD를 강제로 먹이면 안된다고 했는데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은 ISD를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라고 말하고 있다”며 “청와대 비서가 여당에 날치기를 명령하는 건 전무후무한 일”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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