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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초동 더페이지갤러리에서 한국 첫 개인전을 여는 중국 차세대 현대미술작가 인자오양. 이번 전시에서 인물 형상을 뭉갠 매니악시리즈를 첫 공개한다./사진=박현주기자 |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중국현대미술 차세대작가로 꼽히는 인자오양(Yin Zhaoyang·41)이 한국에서 첫 개인전을 연다.
중앙미술학원 출신 인자오양은 팡리준,쩡판즈 등 국내화단에 알려진 중국 정치색 짙은 작가들과 달리 서구의 게르하르 리히터와 프란시스 베이컨의 영향을 받은 독특한 작품으로 중국은 물론 세계미술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내미술시장에서 그의 이름은 낯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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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자오양의 개인전에는 원심형으로 제작한 그의 대표작 천안문광장시리즈도 선보인다. |
◆천안문 광장시리즈 약 20억선 낙찰..70년대 태생중 옥션 최고가 기록
17일 그의 한국전이 열리는 서초동 부띠크 모나코 지하 1층에 위치한 더 페이지갤러리에서 작가를 만났다. 중국 작가들이 대부분 그렇듯 그 역시 민머리 모습으로 청바지에 검은티셔츠를 입고 등장했다.
그는 "16일 한국에 도착해 리움미술관을 방문했다"고 했다. 이제 겨우 불혹을 넘은 나이지만 작가는 자신을 "중년에 접어들었다"며 짐짓 연륜과 자부심을 나타냈다.
성지은 더페이지갤러리 대표가 “1970~1980년대 태어난 중국 작가 중 옥션 최고가(약 20억원)를 기록한 작가"라고 설명했다.
인자오양은 원심형으로 그려진 '천안문, 광장, 정면' 시리즈 등을 통해 2007년부터 스타작가 반열에 올랐다.
그의 대표작 천안문 광장시리즈는 2010년 중국 가디언 옥션에서 약 20억선에, 2008년 폴리옥션에서 11억에 팔렸다. 또 신화시리즈는 2008년 폴리옥션에서 12억 1천만원에 낙찰됐다.
이번 전시에 작가는 천안문 광장시리즈등 그의 대표작은 물론 '매니악'시리즈를 첫 공개한다. 250*350cm 대형회화 16점과 조각 5점을 선보인다.
올해 6번 개인전이 잡혀있다는 그는 지난 10월 대만전에 이어 4번째로 한국에서 여는 개인전이고, 오는 12월에는 스페인에서 전시를 펼친다고 말했다. 각 전시때마다 새로운 시리즈를 선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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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자오양은 스케치없이 붓질로 단번에 그림을 완성한다. 더페이지갤러리에서 여는 개인전에는 그의 작업과정을 볼 수 있는 영상도 소개한다./사진=박현주기자 |
◆ 한국서 인물 형상 뭉갠 '매니악' 시리즈 첫 공개
인터뷰하는 내내 팔짱을 끼고 무표정한 모습을 보인 그는 작품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눈썹을 움직이는 등 진지한 표정을 보였다.
이번 전시에 첫 공개하는 ‘매니악(Maniac) 시리즈는 인물형상이 뭉개지고 해체되는 듯한 작품은 언뜻 프란시스 베이컨의 작품이 떠오르기도 한다.
그는 "베이컨에서 피카소 작품을 볼 수도 있지 않느냐. 후세대에 이전 세대의 영향이 들어가 있어 보이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며 강하게 말했다.
그는 "전 세대 작품이 후세대 작품에 보인다. 유화를 사용해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중국의 복식위에 서구의 모자를 쓰듯이 서구의 문화를 차용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서구와 동양의 경계는 모호해지고 있고 나는 계속 순수예술을 할 뿐"이라고 했다.
'매니악' 시리즈는 자신, 친구 지인의 얼굴을 담았다. 그는 스케치없이 사진 한장을 왼손에 들고, 곧바로 붓질로 그림을 형상을 그린다.
조각하듯 붓질로 인물의 형태와 명암을 완성한 후 뭉개고 폭발하듯 퍼져버리는 형상을 담아내는 것이 특징이다.
처음엔 원만 슬슬 돌렸다면 이제는 말 그대로 아주 짓뭉개버린다. 마오쩌둥 형상도 뭉개고 해체해 버렸다.
과거 구태를 벗고 급속한 변화와 소용돌이에 휘몰린 중국사회를 보는 듯하다.
그는 "많은 현대인들은 집착적인 양상을 띄는 매니악 한 모습을 보이게 되죠. 매니악시리즈는 내면은 상처받고 있는 현대인의 모습, 사회를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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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자오양 한국 첫 개인전에는 회화 16점과 조각 5점을 선보인다./사진=박현주기자 |
◆원형으로 돌아가는 원심 '천안문광장' 시리즈 대표작
매니악시리즈에 앞서 그를 대표하고 있는 작품, 천안문 광장과 마오쩌둥 '원심시리즈'는 중국의 변화를 내포하는 의미가 강하다.
그는 자신의 원형으로 돌아가는 작품을 "새로운 발명"이라고 했다. 그동안 선배 세대들이 전통기법 그대로 적용했다면 그는 붓 이외의 새로운 시각적 효과를 내는 다양한 실험을 모색해오고 있다.
불과 5~6년만에 세계미술시장 1위로 등극한 중국의 당당한 기세답게 인자오양도 자신감이 넘쳤다.
"이제 예술적 생명에 있어서 새로운 시작"이라는 그는 "매 순간 뭘 하든지 간에 뒤돌아보지 않을 수 있는 상태, 후회 없이 저지를 수 있는 상태라며 컨디션이 최고조”라고 말했다.
중국현대미술시장에서 '부자화가'가 된 그도 10년전 물감살돈이 없이 가난했다. 아트페어에 출품할 돈도 없었고, 겨우 참가했지만 작품판매도 되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현대미술이 부상하던 2005년부터 그도 덩달아 뜨기 시작했다.
그가 휴대폰 배경화면을 보여줬다. 자신의 작업실이라는 사진은 분수대와 나무들이 어우러진 인테리어가 웅장했다. 현재 베이징 쑹정에 6m 높이 천장을 가진 거대한 스튜디오와 798예술특구에 작업실도 갖고 있다. 고향인 허난성에는 그의 이름을 딴 개인 미술관도 짓고 있다.
그는 새로운 것을 파괴하며 뭉개면서 모험하듯 작업에만 열중하고 있다며 자신만만했다.
"한국에서 첫 개인전이 기대됩니다. 나는 내가 주류에 속한다던지 그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본적이 없습니다. 판매를 생각하기에 앞서 나는 대중이 나의 그림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더욱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내 작품이 한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의 공감대를 얻어내고 사랑받을 수 있다면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한편, 인자오양 작품은 오는 28일 홍콩에서 열리는 서울옥션 홍콩경매에 원심으로 제작된 '아우라'(40호)가 추정가 2180만~2900만원에 출품됐다. 전시는 12월 18일까지.(02) 3447-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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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악시리즈.2010.유화.250*350cm/ 사진=박현주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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