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회장은 외환은행 주가가 떨어진 만큼 최대한 인수가격을 낮추려는 협상을 계속하고 있지만 론스타의 '먹튀'를 도와주고 있다는 비판적인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서다.
지난달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과 론스타가 외환은행에 대해 주당 1000원대 초반대의 가격 인하폭을 놓고 막판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전체 매각 가격은 4조원 안팎 수준으로 낮아지게 된다.
금융권에서는 빠르면 이번 주 내에 협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지분 인수계약 시한을 넘기고도 아직 이렇다할 결론이 도출되지 않으면서 매각성공 여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앞서 김 회장은 지난달 28일 서울 청진동에서 열린 미소금융중앙재단과 KT의 지원협약식에서 외환은행 매매가격 재조정 협상과 관련 “가격을 깎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주까지만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당초 금융위원회에 6개월간의 매각기간을 요구했던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조기 매각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하나금융 외에 다른 인수 후보를 찾기 어려운 데다 그 이상의 가격을 받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다. 또한 산업자본 여부로 고삐를 조이고 있는 시민단체와 정치권의 영향력이 징벌적 매각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고민도 엿보인다.
때문에 금융권의 관심은 하나금융이 7월에 협상한 금액에서 얼마를 깎는지의 여부다. 금융권에서는 주가 하락을 근거로 8000억~1조원 가량을 낮춰야 한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얼마를 깎든 적게 깎았다고 욕먹게 돼 있는 만큼 각오하고 있다”며 “책임은 내가 질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하나금융과 론스타는 지난 해 11월24일 주당 1만4250원, 총 4조6888억원에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지난 3월 대법원이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론스타에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하면서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이 도마에 올랐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하나금융과 론스타는 올해 7월8일 계약을 6개월 연장하면서 주당 가격은 1만3990원, 총 4조4459억원으로 낮아졌다. 계약 연장 당시 주가는 1주당 9400원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은 3990원(42%)에 달한다. 이날 외환은행 주가가 8090원에 마감돼 김 회장의 고민은 더 깊을 수밖에 없다.
한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과 참여연대는 29일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의 특수관계인 회사가 196곳에 이른다”며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다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외환은행되찾기범국민운동본부는 지난 28일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윤영각 전 삼정KPMG그룹 회장 등 4명을 배임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외환은행 우리사주조합도 ‘주식취득 승인처분 무효확인 등’ 금융위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외환은행 인수 후유증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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